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협위)가 경의선.동해선 등 철도.도로 연결, 개성공단 건설, 임진강 수해방지 협의, 임남댐(금강산댐) 공동조사 등에 합의, 이들 사업이 대부분 다음달 추석을 전후해 재개되게 됐다. 이들 사업이 본격화되면 남북관계가 정상화되는 것은 물론 육로 등을 통한 금강산.개성관광이 활성화되고 국내 기업들이 대북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남북 경제발전과 철도나 도로 등을 통한 인적.물적 교류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합의는 투자보장 및 이중과세 방지 등 법적.제도적 장치와 군사적 보장조치까지 마련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단절된 군사분계선을 연다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사업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 경의선 연내 연결 = 2000년 9월 착공된 경의선 연결사업은 지난해 2월 남북군사회의에서 `비무장지대 공동규칙 합의서'에 도달해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북측의 일방적인 공사중단으로 답보상태를 보여왔다. 남측구간은 비무장지대(DMZ) 1.8㎞ 구간을 남겨두고 공사를 마무리했다. 철도는 문산-군사분계선 12㎞ 복원 공사구간중 10.2㎞ 공사가 끝나 도라산역까지 열차가 운행중이며 도로는 통일대교 북단-군사분계선 5.1㎞ 공사구간중 3.3㎞에대한 포장작업을 마쳤다. 총사업비(남측구간)는 철도 906억원, 도로 898억원으로 모두 1천804억원. DMZ내 구간공사는 제5차 남북군사실무회담에서 지뢰제거 및 공사방법 등에 관해실무 합의했으나 군사보장합의서의 서명.교환 지연으로 공사에 미착수한 상태다. 경협위는 양측이 9월18일 연결 착공식을 갖고 철도는 연말까지, 도로는 내년 봄까지 완공하기로 합의했다. 경의선은 개성공단의 활성화를 촉진하고 육로를 통한 개성관광 사업을 이끌어낼수 있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돼 새 화물 보급로 역할까지 담당하는 등 남북 경협의 징검다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동해선 내년 연결 = 동해선 철도는 6.25전쟁 전까지 강원도 양양에서 함경남도 원산을 연결했었다. 전쟁 직후 북한이 양양 이북의 철로를 철거해 현재 노반만이 남아있는 상태이며연결을 위해서는 남측 강릉-군사분계선 127㎞, 북측 군사분계선-강원 고성군 고성읍온정리 18㎞를 각각 복원해야 한다. 도로는 통일전망대(송현리)-군사분계선 구간 4.1㎞와 북측 군사분계선-삼일포구간 10㎞를 건설해야 한다. 철도는 과거 노반을 유지하고 있으나 도로노반은 형성되지 않은 상황. 사업비(남측구간)는 철도 1조8천억원, 도로 865억원이 각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공사기간은 철도 8년, 도로 1년이 각각 걸린다. 경협위는 이 가운데 우선 철도는 저진-온정리구간(27㎞), 도로는 통일전망대-고성구간(14.2㎞)을 내년 추석 즈음까지 완공하고 동해선 임시도로(1.5㎞)는 11월말까지 연결하기로 했다. 따라서 우리측 작업구간은 철도의 경우 저진-군사분계선 9㎞, 도로는 통일전망대-군사분계선 4.2㎞, 임시도로 1.2㎞이다. 동해선 철도와 도로는 금강산 육로관광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물론 부산-나진-블라디보스토크-유럽으로 이어져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된다는데 의미가 있다. 정부는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 철도.도로가 연결되면 지난해 기준 연간 4억달러인 남북 교역량을 단기간에 10배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부산-유럽간 컨테이너 수송비도 현재 4분의 1인 200-250달러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임남댐(금강산댐) 공동 조사 = 양측은 9월16일부터 18일까지 금강산에서 조사단, 조사대상.방법 등 세부사항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갖기로 했다. 북한이 전체 121.5m 가운데 현재 105m를 건설한 금강산댐은 정상부 2곳이 훼손된데 따른 안전성 문제와 댐이 최종 완공될 경우 한강수계에 미칠 물부족 우려 때문에 우리로서는 시급히 협의해야 할 과제. 따라서 정부는 북한측과 함께 훼손 부위의 안전성을 조사해 우리측에 미칠 영향을 살피는 동시에 금강산댐 건설이 마무리돼 하류로 물을 내려보내지 않으면 2011년을 기준으로 연간 6억2천만t의 물이 모자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서 협력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금강산댐 붕괴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평화의 댐을 45m높이는 2단계 증축 공사는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건교부는 이미 한국수자원공사를 통해 `평화의 댐 2단계 사업 시설공사' 입찰공고를 낸데 이어 시공사가 선정되면 9월 중순께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 개성공단 본격 건설 = 북측이 개성공단 조성에 필요한 `개성공업지구법'을곧 제정 공포하고 10월중 개성에서 실무협의회 1차 회의를 개최한다는데 합의해 계획대로만 되면 개성공단 시범단지 조성공사는 연내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건설은 지난 2000년 8월 현대와 북한이 합의한 사업으로, 따라서 현대아산은 한국토지공사와 함께 개성에 총 800만평 규모의 공단과 1천200만평의 배후단지를 조성한 뒤 국내 기업들을 대거 유치해 연간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을세워놓고 있다. 현대아산은 이미 오래 전 공단조성 부지에 대한 측량.토질조사 작업을 끝냈으며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1차 입주희망 조사까지 받아 놓은 상태다. 현재 부산신발지식산업협동조합,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 3개 협회가 '공단조성시 입주하겠다'는 의향서를 현대아산에 제출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3개 협회가 희망하는 입주면적은 약 100만평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협회와 함께 300여개의 개별기업도 현재 공단입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게 현대아산의 설명.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개성공단이 완공될 경우 북한은 17만명의 고용효과와 함께210억9천만달러(27조1천79억원)의 생산효과, 6억6천만달러(8천480억원)의 소득효과를 누릴 것으로 분석됐다. ◆ 임진강 공동 수해방지 =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는 경기 파주.문산.연천.동두천 등의 물난리를 막기 위해서는 상류인 북측지역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해 주요남북 경협사업으로 추진됐지만 거의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태. 남북은 2000년 6월 15일 정상회담 후 장관급 회담에서 이 사업을 경협 사업으로정하고 지난해 2월 평양에서 실무회의를 열었으나 조사대상, 기간, 조사단 구성, 조사방법 등 세부사안에 이견을 보이면서 기초적인 합의도출 조차 실패했다. 임진강은 총길이 254.6㎞ 중 92㎞만 남측에 있고 전체 유역으로 보면 8천117㎢가운데 5천108㎢가 북한지역이다. 이번 경협위에서 양측 군사당국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북측이 남측에 임진강상류의 강우 등 기상과 수문 등에 관한 자료를 건네주고 남측도 북측의 치산 및 치수에 필요한 묘목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구체적인 부분에까지 합의해 정보부재에 시달렸던 우리 정부의 수방대책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