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창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한 미혼 여성들은 취업난으로, 자녀를 둔 기혼 여성들은 경제적 이유나 성취욕 때문에 자기 사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KBS2TV에서 매일 오전 '생방송 세상의 아침'을 진행하는 지승현 아나운서가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을 만나 여성 창업에 대해 들어봤다. 지승현 아나운서 =저도 개인적으로 예쁜 그릇만 모아 파는 가게를 운영해 봤으면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어요. 여성들에게 알맞은 창업 아이템에는 어떤게 있을까요. 이경희 소장 =규모가 크든 작든 창업에서 성공하려면 고객의 심리를 읽고 이해해야 하는게 기본이지요. 이런 점에서 여성들은 남성에 비해 소자본 창업에 유리한 편입니다. 여성들은 대부분 소비자, 즉 고객으로서 체험이 풍부하기 때문이죠. 특히 소매업의 경우 유흥업이나 술집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고객이 여성 아닙니까. 풍부한 소비자 체험이나 자신의 경력, 전공을 바탕으로 업종을 택하는게 좋습니다. 육아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업종으로는 출산용품 전문점, 아동복 전문점, 베이비시터 파견업 등을 꼽을 수 있겠구요. 음식 솜씨가 있다면 반찬 전문점, 생라면 전문점, 꽃밥 전문점, 김밥 전문점 같은 소규모 음식점에 도전해 볼만 하겠지요. 자금 여력이 있는 여성들에게는 에스프레소커피 전문점, 생과일아이스크림 전문점,캐주얼 의류점, 디지털 사진관, 주얼리 액세서리점, 한복대여업 같은 업종이 인기죠. 기술을 배워서 할 수 있는 업종으로는 미용실, 네일아트숍, 발마사지 전문점, 피부관리실, 아로마 에스테틱 살롱 등을 들 수 있어요. 이밖에 구슬공예, 손뜨개, 종이접기, 리본공예 등 각종 공예 전문점도 강좌와 판매를 겸하면 시도해 볼만 합니다. 지 아나운서 =전업주부의 경우 집안 살림만 하다가 창업하면 바뀐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 것 같은데 특별히 유념해야 할게 있을까요. 이 소장 =그냥 소일거리라는 생각만 하면 절대 성공 못합니다. 일단 창업한 이상 전문가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사업이든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창업아카데미 등을 통해 기본 교육을 받은 다음에 창업을 하는게 좋고, 선택한 업종에 대해서는 전문가적인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가령 화장품 가게를 하려면 메이커업 전문과정을 이수하는게 좋고, 의류전문점의 경우 코디 감각이 있으면 성공할 확률이 더 높아지죠. 안일한 생각도 버려야 합니다. 아무리 부업이라도 비즈니스는 전쟁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야 현상유지라도 할 수 있습니다. 느긋하게 사업을 꾸려가면 실패하기 십상이죠. 가족관계나 시간관리를 현명하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직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이 가사에서 완전히 해방된 상태로 창업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죠. 가족들의 협조를 잘 얻어야 하고, 시간관리를 잘해야만 가정과 창업 성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이런 의미에서 가급적이면 가게를 집에서 가까운 곳에 얻는게 좋습니다. 지 아나운서 =창업 자본금이나 매장 규모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요. 이 소장 =여성 창업의 경우 투자비용을 기준으로 2천만~3천만원대, 5천만원이하, 8천만원이하 세 부류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2천만~3천만원 창업자라면 점포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소호 사업이 적당하죠. 5천만~8천만원대 창업자는 5~10평 규모 매장으로 단독 주택가, 아파트 단지, 근린 상가에서 할 수 있는 업종이 적합합니다. 지 아나운서 =실제 창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다음 맨 처음 해야 할 일은 뭔가요. 창업 순서를 알기쉽게 설명해 주세요. 이 소장 =창업을 결정했다면 먼저 정보 수집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창업 관련 도서도 몇 권 구입하고 신문이나 방송 등의 창업기사도 꼼꼼히 검색하는게 필요합니다. 나아가 창업박람회나 창업 전문 인터넷 사이트도 주기적으로 들러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야가 넓어지면 본격적으로 창업준비를 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자금 준비와 업종선택입니다. 준비 자금에 맞는 업종을 찾고 그중에서 잘 할 수 있고 전망 있는 분야를 택해야 합니다. 업종이 선택되면 사업계획서를 한 번쯤 작성해 보는게 좋지요. 소상공인지원센터나 전문적인 창업컨설팅 회사를 찾아서 한번쯤 상담을 거치는게 안전한 창업에 도움이 됩니다. 소상공인지원센터는 무료로 이용할수 있어요. 전문컨설팅 회사도 5만~10만원 정도로 회원에 가입하면 계속적인 자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 아나운서 =점포가 필요 없는 무점포나 소자본의 맨손 창업이 가능한 업종은 없을까요. 이 소장 =외환위기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중 하나가 무점포 사업인데 특히 여성들이 도전할 수 있는 업종이 많이 등장했죠. 아동 및 교육 관련 사업이 가장 많은 편이고, 대인관계나 영업력을 발휘해서 도전할 수 있는 분야도 적지 않습니다. 아동도서 또는 아동비디오 방문대여업은 5백만원이면 초보자도 창업할 수 있지요. 방문학습지 사업 역시 4백만원이면 창업이 가능합니다. 녹즙배달사업이나 생식판매업 등 건강 관련 사업도 최소자본으로 도전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공부방이나 향기양초 제작사업은 가정에서 할 수 있지요. 지 아나운서 =성공적으로 점포를 열었다 해도 손님이 모여야 하는데 초보 창업자가 취해야할 마케팅 전략을 충고해 주시겠어요. 이 소장 =마케팅전략을 짜기 전에 먼저 매출 목표를 세우는게 좋습니다. 그런 다음 주 단위, 일 단위 매출 계획을 세우고 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짜면 보다 구체적인 안을 낼 수 있습니다. 고객의 욕구를 자극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질만한 기획이나 행사를 월 단위로 실시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지요. 여성들이 창업할 수 있는 사업은 대상 고객층도 또래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따라서 가급적이면 낯선 지역보다는 평소 친근한 이웃이나 동네에서 창업하는게 훨씬 유리합니다. 지 아나운서 =독립점포와 프랜차이즈 점포중 어느 형태가 좋을까요. 이 소장 =프랜차이즈의 가장 큰 장점은 경험 없이 손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본사에서 창업의 전 과정을 대행해 주며 노하우도 제공해 주므로 초보자에게는 가장 손쉬운 창업방법중 하나죠. 부실한 업체를 골랐을 경우 본사의 이미지 추락으로 피해를 입을 우려가 있으므로 믿을 수 있는 업체를 고르는게 중요합니다. 독립점포는 프랜차이즈 창업보다 자금이 조금 더 적게 들고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외부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오래 사업을 할 수 있다는게 장점입니다. 하려고 하는 사업에 대해 전문성을 갖고 있거나 누군가 창업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조력자가 있을 때는 독립 창업도 고려해 볼만 합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