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오토바이업계가 중국산 저가 오토바이의 수입 급증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무역협회는 지난 1999년 3만1천달러에 불과했던 중국산 오토바이 수입액이 지난해 38만6천달러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에만 95만6천달러로 급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작년 상반기에 비해 20배나 늘어난 것으로 이런 추세라면 올해 중국산 오토바이 수입은 2백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입을 물량으로 따지면 3천여대 수준으로 올해 중국산 오토바이의 수입량은 7천∼8천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국내 오토바이 시장의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개인 수입업자들이 소량으로 들여오는 정도였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입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며 "중국산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들도 20∼30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서울 퇴계로에서 중국산 오토바이를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국산보다 성능과 품질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20만∼30만원 가량 싸 찾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침체에 중국산의 시장 잠식이 겹치면서 국산 오토바이 판매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중 국산 오토바이 판매량은 7만2백84대. 작년 같은 기간의 7만7천3백73대에 비해 9.1% 줄어들었다. 업체별로는 대림자동차가 5만4백27대를 팔아 작년 상반기보다 10.1% 줄어들었다. 효성기계도 1만9천8백57대를 파는데 그쳐 6.8% 감소를 나타냈다. 중국산 오토바이는 내수시장 뿐 아니라 수출시장에서도 국산 오토바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산 오토바이는 주요 수출대상국인 베트남에서 이미 시장의 70%를 장악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달리는 오토바이도 4분의 1은 중국산이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