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가 일회용 비닐봉투를 줄인다는 취지로 지난 6월부터 봉투값을 50원으로 인상했으나 당초 약속한 장바구니 이용 고객의 인센티브 제공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는 지난달 환경부와 공동으로 전국 15개지역 185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일회용 비닐봉투 가격인상 실태를 조사한 결과 174개(94%)가 기존 20원에서 50원으로 봉투값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그러나 장바구니 휴대 고객에게 50원의 현금을 할인하거나 마일리지, 쿠폰 등을 제공키로 했던 약속을 지키고 있는 업체는 67개(36%)에 그쳐 업체들이 가격인상에는신속하지만 소비자 환원에는 미적댄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에서 현금할인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매장은 장바구니 이용률이 평균(23%)보다 6%포인트 높은 29%로 나타나 인센티브제의 활성화가 장바구니 이용효과를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장바구니 이용률이 과거(16%)보다 7%포인트 이상 상승함에 따라 인상된 봉투값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조사대상 업체의 96%는 비닐봉투를 가져가면 개당 50원씩 돌려주지만 외국계 유통업체인 월마트나 코스트코 등은 환불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전국 286개의 대형 유통업체는 장바구니 이용의 활성화를 위해 일회용 비닐봉투 가격을 50원으로 인상하면서 판매대금 전액을 환경보전에 사용하거나 소비자에게 환원하고 사용내역을 공개하기로 결의했었다. 환경운동연합 여성위원회는 앞으로 '자, 다시 장바구니를 듭시다', '일주일에 한번 장바구니 드는 날 ' 등 범국민적 실천운동을 벌이는 한편 봉투 판매대금의 사용처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를 펼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