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공대가 현장 엔지니어 산실이라는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선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가장 시급한 과제는 재정의 자립이다. 과감한 투자 없이는 한양공대가 다시 한번 도약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입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현재 구조로는 살림을 꾸려가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재정 자립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 재정 확충 방안을 강구하라 =연구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선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한양대 출신인 강남대 최정상 교수(산업공학)는 "서울대는 연간 예산 4천8백억원 가운데 등록금 충당 비율이 20%에 불과하지만 한양대는 등록금 의존율이 56%에 달한다"며 "사립대에 대한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기부금입학제 등 각종 제도를 허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전천후 엔지니어'를 키워라 =문제 해결과 신기술 개발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를 양성해야 한다. 리서치능력을 확보한 엔지니어 양성을 위해선 교육.연구의 양적인 면보다는 질적인 면을 강화해야 한다. 우선 교수의 1인당 학생수를 대폭 줄여 강의부담을 줄여야 한다. 교수의 주당 평균 강의시간은 7.2시간에 이르고 있다. 천성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장(자원공학과 졸업)은 "교수 1인당 학생수가 10명 정도로 낮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 서울, 안산 캠퍼스를 차별화.특성화하라 =두 캠퍼스의 중복된 학과를 정리, 특성화에 나서야 한다. 안산캠퍼스는 안산, 시화공단 인력공급을 위해 건립됐지만 서울캠퍼스와 중복된 학과가 많아 비효율적이라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기계관련 학과를 서울에, 정보기술(IT) 부문을 안산캠퍼스에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학생 복지시설을 확대하라 =한양공대가 거듭나기 위해선 우수 연구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수 학생을 유인할 수 있는 복지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올 1학기 기준으로 공대 학부생 5천9백명 가운데 불과 1백79명만이 기숙사에 입주하고 있다. 학부생 기숙사 수용률이 3%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 대학의 평균인 9.9%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공대 대학원생의 기숙사 입주비율은 고작 1.9%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