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에서는 국민 우리 신한은행이 3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물론 하나 조흥 외환 한미 등 대부분 은행들이 합병 등을 통한 덩치키우기 경쟁을 벌이고 있어 체제변화는 언제든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은 과거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해 출범시킨 초대형 은행이다. 자산규모가 2백조원에 육박해 2위 우리은행의 두배가 넘는다. 규모면에서 확보부동한 1위 은행이다. 한국은행이 콜 금리를 인하해도 은행들 대부분이 국민은행의 눈치를 살필 정도로 시장 영향력이 대단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민은행은 추가합병 의지를 천명하고 있어 국민은행의 독주체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2위는 우리은행이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덩치를 키웠다. 자산규모가 88조원에 달하며 올해 말이면 1백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위는 신한은행이다. 큰 규모의 합병없이 독자적인 힘으로 덩치를 키워왔다. 이 은행은 자산건전성이나 선진금융기법 도입 등에서 타 은행을 선도했다는 평을 받아 외국인 주식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투자대상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신한은행은 한미은행과 합병협상을 벌이고 있다. 논의 결과에 따라선 순식간에 2위로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나은행도 2위 또는 3위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은 은행이다. 최근 서울은행 매각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연내에 합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울은행을 합병할 경우 하나은행의 자산규모는 두 은행의 현재 자산규모를 단순히 더하기만 해도 84조원에 육박한다.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자산규모 1백조원 이상의 은행"을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조흥은행과 외환은행도 내실을 다지면서 규모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흥은행은 정부지분 매각을 통해 완전민영화를 시도하는 한편 다른 은행과의 합병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외환은행 역시 하이닉스반도체 등 굵직한 기업구조조정 현안을 처리해가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은행권의 지각변동은 이미 현재 진행형이다. 서울.하나은행이 합병해 은행권이 4강구도로 재편될 경우 은행간 덩치키우기 경쟁은 보다 거세질 전망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