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포도주의 DNA 염기서열을 분석, 고급포도주와 싸구려 포도주를 구별해내는 첨단 포도주 감별법이 개발됐다고 CNN 인터넷판이 13일 보도했다. 국립농학연구소(INRA)는 정제되지 않은 원액 포도주의 DNA 염기서열을 규명함으로써 포도주가 최상급 제품인지, 가짜 싸구려 제품인지 여부를 가려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INRA 연구원 필립 티스는 새 기술이 한 종류의 포도로 제조된 비정제 원액 포도주를 채취한 다음 DNA 염기서열을 분석함으로써 다른 성분들과 구분해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방법을 통해 어떤 포도주가 한 종류의 포도 85%와 다른 성분 15%로 이뤄졌다는 식으로 정확히 수치화할 수는 없지만 어떤 성분들이 포함됐는지는 밝혀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INRA는 지금까지 600종에 달하는 포도의 DNA 염기서열을 밝혀냈으며 이는 전세계에 분포하는 포도의 5분의 1에 못미치는 양이다. 그러나 정제과정을 거쳐 한 병의 포도주가 만들어지는 동안 대부분의 DNA가 손상되기 때문에 당장 연구원들이 시판중인 상점의 포도주를 실험, 진위 여부를 가려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티스 연구원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6개월내로 이같은 감별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확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랑스내에서 2만6천700회에 걸쳐 가짜 포도주를 적발해내기 위한 조사를 벌인 프랑스 부당거래방지청의 포도주 감독관 알랭 샤틀레는 "이 연구결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새 감별법이 가짜 포도주를 식별해 내는데 중요한 무기가 될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앞서 지난 5월 포도주 사업자 자크 에메가 보르도 포도주와 값싼 포도주를 섞어 판매한 혐의로 징역 18개월과 100만달러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부당거래방지청 직원들은 DNA를 이용한 포도주 감별법이 그간 행해졌던 비과학적 포도주 감별법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포도주 생산업자의 창고와 회계장부를 철저히 검사하는 방식으로 포도주 감별작업을 해왔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