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어의 법칙'은 지고 '황의 법칙'이 뜬다." 황창규 삼성전자 메모리 사장은 7일 "반도체업계의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이 대규모 이익을 내는 것은 PC 외에 게임기 PDA(개인휴대단말기) 휴대폰 등 새로운 수요처와 고부가제품을 공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IT제품들이 시장에 나와 향후 메모리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그의 '메모리 신(新)성장론'이 입증된 것이다. 황 사장은 지난 2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반도체학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향후 메모리가 폭발적인 성장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이는 기술의 발전으로 '약 18개월마다 칩의 성능은 2배로 증가하고 가격은 오르지 않는다'는 무어의 법칙에 수정론이 제기된 것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 D램의 경우 범용제품 비중이 30%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고부가 제품에서 이익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과 게임기 업체 등에 각종 고부가 메모리를 팔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등 게임기에 램버스 D램을,휴대폰과 PDA에는 독자 모델의 플래시메모리를 각각 공급하고 있다. 황 사장은 "동화상 휴대폰의 경우 6개의 메모리가 들어간다"며 "IT신제품에 메모리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일본의 소니가 컴퓨터 업체들을 제치고 삼성전자의 3대 거래처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디지털카메라 업체와 인텔 델컴퓨터 등에 새로운 메모리 사양을 제시해 성능이 향상된 완제품을 개발토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인텔은 삼성전자의 초고속 램버스 D램(1천66㎒)을 채용하기 위해 당초 제품개발계획(로드맵)마저 수정했다. 황 사장은 "이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은 시황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며 "요즘같은 비수기에도 휴가조차 제대로 갈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