萬國都城如蟻蛭, 만국도성여의질 千家豪傑若醯鷄, 천가호걸약혜계 一窓明月淸虛枕, 일창명월청허침 無限松風韻不齊, 무한송풍운부제 .............................................................................. 만국 도성은 저마다 개미집 같고/수많은 호걸들은 낱낱이 초파리 몰골/창 가득 비쳐드는 밝은 달빛에 베갯머리 시원하고/끝없이 불어오는 솔바람은 갖은 소리를 내네. .............................................................................. 서산대사(西山大師)가 금강산 보현사(普賢寺)에 다녀와서 지은 시이다. 왕실의 권위를 부정하는 듯한 표현으로 무고를 받아 한때 곤욕을 치르기도 하였다. 앞 두구는 세속의 부귀영화가 하찮고 추한 것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고 뒤 두 구는 신사 선방(禪房)의 정취를 읊은 것이다. 탐욕과 분심은 몸을 태우는 불길이다. 그리고 명월 송풍은 마음을 달래주는 청량제이다. 이병한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