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차세대 퀴놀린계 항생제인 팩티브에 대한 신약 승인을 다시 신청하겠다." 유흥준 LG생명과학 대표이사는 5일 "팩티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험이 다 끝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재신청 과정에서 효능 범위가 다소 줄어들 수 있다"며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신약이 처음 나오느냐 여부가 내년 중 판가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팩티브는 LG생명과학이 분사되기 전의 모기업인 LG화학에서 5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 1995년 발견한 신약 후보물질. LG측으로부터 물질 특허권 및 제조방법 등을 사들였던 스미스클라인비첨(현 GSK)은 1999년 말 FDA에 신약 승인을 신청했으나 '약효는 대단히 좋지만 투약자의 2%에서 반점 등 부작용이 생긴다'는 이유로 2000년 말 유보판정을 받았다. 유 대표는 "1주일에 한 번만 주사하면 되는 인간성장호르몬은 현재 임상 2상 단계에 있고 약효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B형 간염치료제도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신약 개발에 더욱 주력하고 이미 개발된 유전공학 의약품을 전세계에 진출시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내수시장에서도 고혈압치료제 '자니딥'과 왜소증치료제 '유트로핀',관절염치료제 '히루안'등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해 업계 리더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유 대표는 "동물의약 분야에서는 젖소산유력증강제 'BST'를 미국시장에서 파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식물의약 분야의 경우 저공해제초제 '피안커'와 살균제 '가디안'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LGCI에서 나눠지면서 새로 설립된 LG생명과학은 올해 예상매출액 1천7백억원의 35%인 6백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오는 2005년까지 매출액을 4천2백억원으로 끌어올려 국내 제약업계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유 대표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대표적인 과학기술인 출신의 최고경영자.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생물공학 박사학위를 딴 뒤 1978년 LG그룹에 몸담았다. 이후 첨단기술과 미래전략사업을 개척해 오며 한국에서도 생명과학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