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가 도크 밖에서 유조선 크기의 선박을 건조하는 등 신공법을 잇달아 개발,생산성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이같은 발상의 전환은 공기를 단축시키고 건조물량을 늘릴 수 있어 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31일 축구장 3개 크기만한 초대형 부유식 원유저장설비선(FSO)을 육상에서 건조하는데 성공했다. 초대형 선박은 도크에서 지을 수밖에 없다는 기존 건조공법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어성준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장은 "초대형 FSO를 건조하려면 적어도 1년6개월∼2년 정도가 걸린다"며 "한 도크를 FSO가 차지한다면 그 기간 동안 다른 배를 만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FSO를 도크가 아닌 육상에서 만들면 도크에서 일반화물선 4척을 더 건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물류방식을 개선,대형트럭으로 이동시키던 선체조립용 대형 블록을 바지선으로 옮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바지선으로 블록을 옮길 경우 이동시간이 과거보다 3분의 1로 줄어 생산성이 크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1998년부터 공기단축 및 원가절감을 위한 종합시스템(TACT)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각 공정이 앞뒤 공정의 작업 진척도를 무시한 채 작업해 왔으나 이 시스템 도입 이후 모든 공정이 같은 속도로 작업을 진행,연간 1천억원의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또 블록을 대형화해 공기를 단축시키고 있다. 초대형 유조선 1척을 건조하기 위해 과거에는 1백50개의 블록을 만들었으나 이젠 70∼80개로 대폭 줄였다. 한국조선공업협회 관계자는 "도크를 새로 지을 경우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이 시비를 걸어올 가능성이 높다"며 "지속적인 신개념 건조공법 개발로 공기를 단축시키고 부가가치와 생산성을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