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음료중 한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도입,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입니다.또 제품 라인업을 위해 청량음료 회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마크 클라크 한국코카·콜라보틀링 사장이 취임 1년여만에 회사의 체질을 크게 바꿔 놓았다. 각종 지표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등 재도약 의지가 넘쳐나고 있다.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은 올 상반기 3천6백억원의 매출액을 기록,창사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아시아 지역의 다른 코카콜라 회사들에 비해 절반 수준에도 못미쳤던 영업이익률도 크게 상승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엔 클라크 사장의 경영혁신이 뒷받침됐다. 그는 취임후 '투명성·정직성·공정성'을 기치로 내걸고 사업성과와 재무상태를 공개했다. 직원들의 의견도 여과없이 받아들이는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넓혀 경영자와 직원간 상호학습효과를 높였다. 클라크 사장이 외부고객 못지 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내부고객인 직원들이다. 수시로 영업현장을 찾는 그는 판매사원들과 함께 짐을 나르고,소주잔을 기울이며 현장의 소리를 듣는다. "처음엔 대리 과장 부장 등 직급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서구의 성과·보상시스템과는 동떨어져 보였습니다.하지만 동기부여 차원에서 생각해 보니 긍정적 효과도 많다고 생각되더군요." 클라크 사장은 서구식 경영시스템을 강요하기보다 한국적인 사고와 시스템을 존중하면서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한국인의 생활습관과 문화를 배우고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속으로 파고들려고 노력한다. 한국어를 못하는 그는 최근 말을 모르는 상태에서 제대로 된 경영은 어렵다고 판단,한국어 배우기에 들어갔다. 클라크 사장은 지난 76년 코카콜라에 입사,트럭운전사·채권회수 등 밑바닥 일부터 경험을 쌓았다. 그는 아직도 인턴사원 때의 경험을 소중하게 여겨 현장경영을 중시한다. 사무실에 앉아서 보고받기보다 영업소와 판매현장을 찾아다니며 고객과 교감을 즐긴다. 사무실에서의 기획이 현장에서 얼마나 반영되는지 점검하는 건 기본중 기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매출 신장은 소비자들의 기호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제품으로 시장의 변화를 리드하겠습니다." 행동뿐 아니라 생각까지도 한국 소비자처럼 하겠다는 그의 고객밀착경영에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