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부산 해운대의 LG하버타운 빌딩 5층엔 2000년 9월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이듬해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2층에 입점했고 베니건스가 뒤를 이어 4층에 점포를 냈다. 부산 LG하버타운 빌딩은 서울의 주요상권과 지방 대도시 핵심상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패밀리레스토랑 빅3간 경쟁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마르쉐나 토니로마스도 이들 3개사와 주요 상권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점포수와 매출에서 다소 뒤처진 상황이다. 점포수만 놓고 보면 19개의 매장을 운영중인 TGIF가 10년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웃백과 베니건스는 각각 18개,14개의 매장을 출점한 상태다. 아웃백은 이달중 서울 신촌과 대구에 매장을 열어 TGIF의 점포수를 추월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베니건스도 점포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요즘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면 하반기엔 빅3 브랜드간 경쟁이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혼전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TGIF는 호텔롯데 출신인 신임 채정병 대표가 부임하면서 공격적인 점포 확장은 물론,경쟁사 따돌리기에 시동을 걸었다. TGIF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과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을 준비중이다. 이달중 동양제과의 외식사업부문에서 완전 분리되는 베니건스도 라이스온(가칭)이라는 별도법인으로 롯데에 맞설 태세다. 특히 오리온그룹 담철곤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씨가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층 경영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대기업 배경이 없는 아웃백스테이크는 매장을 책임경영하는 소사장제를 앞세워 연말까지 23개로 매장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하반기에도 지방을 중심으로 출점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와 패밀리레스토랑이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벌이게 될 공동마케팅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상권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형 유통점포와 손잡고 할인판매행사나 이벤트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