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기업이 한국 광고와 CF 모델의 해외 데뷔 창구가 되고 있다. 한국존슨앤존슨은 모델 전가을이 출연하고 스타일리스트 권정아가 아이디어를 낸 '아큐브2컬러스' TV광고를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방영하고 있다. 광고 컨셉트는 '기분에 따라 눈동자의 색깔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는 것. 한국에서 제안한 아이디어가 채택돼 아시아태평양 협업체제로 만들었다. 감독(아담 스티븐스)과 제작(실버 스크린)은 뉴질랜드에서 맡고 촬영은 말레이시아에서 했다. 비전케어부문 김현주 부사장은 "CF 수출은 우리의 패션 감각이 아시아에서는 선두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라고 해석했다. 탤런트 이태란과 슈퍼모델 이선진 역시 다국적기업을 통해 해외에 데뷔한 사례. 이태란은 2년 전 존슨앤존슨의 보디로션 'Ph 5.5' TV광고에 출연했다가 홍콩존슨앤존슨 눈에 띄었다. 이태란은 같은 제품의 홍콩과 대만 버전에 출연하면서 1억2천만원의 개런티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한국P&G의 비달사순 샴푸 TV광고에 출연한 이선진도 중화권 CF계에 진출했다. 다국적기업 해외법인 가운데 한국에서 CF를 얻어가는 곳은 대체로 아시아태평양권에 국한된다. 정서가 같은데다 모델에 대한 이질감이 없어서다. 비달사순 광고는 머리카락으로 한자 '미(美)'를 써내리는 컨셉트가 한자 문화권에 공히 먹혀들어갔다. 한국 연예인의 인기가 높다는 것도 이유로 작용한다. 유니레버의 폰즈 광고를 대행했던 한국 오길비앤매더(O&M)는 O&M베트남으로부터 폰즈 광고에 출연할 한국 톱탤런트 섭외를 요청받기도 했다. 정상수 O&M코리아 상무는 "다국적기업은 브랜드 관리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여러 나라에서 CF를 돌려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은 CF 제작 수준이 뛰어나고 모델의 인기도 높아 CF와 모델의 수출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