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로 개장초 분위기를 잡은 환율이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사흘만 하락세 돌아섰던 환율은 주변 여건의 충돌로 방향성을 드러내 보이지 못하고 있는 셈. 달러 약세 현상과 SK텔레콤의 지분매각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상승 요인으로 상충되고 있다. 미국 달러화가 뉴욕 증시 하락과 경제지표 악화 등으로 약세를 보이며 유로화에 대해 등가수준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달러/엔 환율은 116엔대 중반으로 전날에 비해 큰 변동이 없어 국내 시장에는 달러 약세의 여파가 강하지 않은 모양새.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개장 1시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1,500억원을 상회,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달러매도를 억제케 하고 있다. 9일째 순매도를 잇고 있다. 월말을 앞둔 업체들의 네고물량과 SK텔레콤의 지분매각 대금이 부담을 주고 있지만 제반 여건이 일단 환율의 추가 하락인식에 제동을 걸고 있다. 절대 레벨이나 정부의 추가개입에 대한 경계감을 감안하면 1,170원 지지력 확인과 붕괴 사이에서 고민의 흔적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58분 현재 전날과 같은 1,170.90원을 기록중이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엔 움직임을 따라 1,176.00원에서 1,174.25원으로 하락했으며 1,174.00/1,175.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10원 높은 1,171.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차츰 오름폭을 확대, 9시 37분경 1,172.30원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SK텔레콤 지분 매각 성공 소식으로 하락세로 일시 돌아서기도 했던 환율은 보합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커서 부담이 되고 있고 달러/엔이 지지돼 심리적인 영향을 가하고 있다"며 "그러나 SK텔레콤 지분 매각을 고려하고 어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을 처분 등으로 달러팔자는 주문도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SK텔레콤 건은 정부가 중립적 처리를 공언했으나 일부 물량 출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장중 요인이 상충돼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1,170원 밑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이 시각 현재 도쿄에서 116.63엔으로 앞선 뉴욕장에서 반등하고 있다. 뉴욕에서 달러/엔은 증시하락과 내구재주문 감소 등으로 하락, 116.36엔을 기록했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9일째 매도우위의 장세를 연장하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493억원, 99억원의 주식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까지 8일 연속 6,300억원 이상의 매도우위를 보인 데 이어 이날 포함 사흘째 1,0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 매도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뮤추얼펀드에서의 대규모 환매와 환차익실현 욕구 증대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역송금수요가 축적돼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SK(주)와 SK글로벌이 미국에서 SK텔레콤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및 교환사채(EB) 발행에 성공, 8월 초 16억8,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된다. 정부에서는 이를 시장 중립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장 관계자들은 일부가 시장에 출회돼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정부에서 처리하더라도 개입 여력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