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올 상반기에 4조원이 넘는 대규모 이익을 올렸지만 신규 투자계획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올 상반기중 올린 이익 대부분을 내부 유보할 방침이다. 점포 증설이나 인력 채용 등 사업확장에 나서기에는 미국발 금융시장 불안이 심상치 않은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등 국내정세도 불투명해 당분간 보수적인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은 1조1천7백억원에 달하는 상반기 순이익 가운데 연말 배당자금을 제외하곤 모두 쌓아두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지주사에서 투자계획을 세우기 전까지는 순이익 7천3백7억원을 남겨 두기로 했다. 신한은행 역시 상반기 실적에 대한 성과급으로 기준월급의 3백%를 지급한 것을 빼곤 모두 내부에 유보해 두기로 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3천7백36억원으로 목표치를 20% 가량 초과달성했으나 신규 투자에 나서는 대신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올리는 효과를 누리기로 했다. 한미은행은 이익금을 일단 내부에 쌓아 두고 충당금 추가적립 등의 금융정책 추이를 지켜볼 계획이다. 조흥은행은 하이닉스에 대한 충당금 적립비율을 상향조정하며 연간 실적목표를 낮췄기 때문에 신규투자는 억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환은행도 올 상반기 7백5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대기업에 대한 부실여신 등으로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여서 내부유보를 해야할 처지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