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보기술(IT)산업의 세계화에 초석이 될 코리아 글로벌 IT 펀드(KGIF)가 마침내 출범했다.


정보통신부가 계획을 발표한 지 거의 반년만이다.


이 펀드는 정보통신부가 한국 IT 기업의 나스닥 상장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목표에 따라 만들어졌다.


그런 만큼 이 펀드에 대한 기대가 높다.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린 '한민족 IT 전문가 대회'에서 도용환 스틱IT벤처투자 대표가 이 펀드 운용방향을 소개하는 자리에는 1백여명이 참가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을 위해 만든 KGIF에 협력하겠다"(실리콘밸리의 유력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티모시 드래퍼 DFJ 파트너)고 말하는 등 실리콘밸리 현지의 투자자들도 참여 의사를 잇따라 나타내고 있다.


닷컴과 통신산업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기술 기업은 새로운 투자처로 손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 또한 크다.


우선 자금 조달의 내용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당초 1억달러로 잡은 규모는 충족됐지만 처음 목표했던 해외 파트너의 직접 출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KGIF의 해외운용 파트너인 SFKT가 이 펀드에 투자하는 기업에 별도로 투자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펀드에 직접 출자하는 것에 비해 적극성과 책임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이테크전문 벤처캐피털인 SFKT 자체의 약점도 있다.


이 회사는 이스라엘에 기반을 두고 있어 실리콘밸리에서는 '무명'에 가깝다.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인 '네트워크'가 약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투자 방향에 대해서도 이 지역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2~3년안에 나스닥에 상장할 수 있을 정도의 기반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것은 회사 설립 초기단계부터 투자하는 이 지역의 일반적인 패턴과 다르다는 지적이다.


성급하게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전시효과'에 급급한게 아니냐는 걱정이다.


이곳 실리콘밸리 한국인들은 한결같이 KGIF가 이같은 걱정을 해소해 한국 기업을 나스닥에 올려놓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