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70원을 깨고 2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섰다. 지난주 정책당국의 방어로 어렵사리 지지했던 1,170원은 개장초부터 손쉽게 허물어진 뒤 일방적인 환율 하락 분위기로 일관했다. 미국 달러화가 뉴욕 증시 급락과 맞물려 약세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15엔대에서 이날 116엔대를 회복했으나 반등력은 취약하다. 국내에서는 매수세가 취약한 가운데 지난주 금요일 김대중 대통령의 환율 안정 시사와 오전중 전윤철 부총리의 외평채 한도 확대발행 등의 얘기가 있었으나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엔 역부족이다. 오후에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당국 개입 가능성을 감안, 조심스런 흐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달러/원 환율이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 금요일보다 5.20원 내린 1,165.4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지난 금요일보다 0.40원 오른 1,171.0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이내 하락 반전, 1,170원을 깨고 낙폭을 크게 하며 10시 26분경 1,165.30원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달러/엔 반등으로 추가 하락 저지된 환율은 일시적으로 1,166원선을 오간 외에 주로 1,165원을 맴돌다가 11시 43분경 1,165.10원으로 저점을 낮췄다. 지난 2000년 11월 22일 장중 1,160.50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수준. 이후 1,165원선을 계속 거닐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레벨마다 업체 소액 네고와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대기하고있어 달러/엔 반등에도 불구, 생각보다 많이 밀렸다"며 "역외에서 롤오버성 매수가 덜 나오고 있으며 매수세 자체가 취약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단 1,165원에서는 개입 우려로 경계감이 짙다"며 "오후에 추가로 1,163∼1,164원까지 내려설 가능성이 있고 위로 1,167∼1,168원 이상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하락 분위기를 타고 1,170원이 깨졌으며 지금 상황에서 매수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이 계속되고 오후에 국내도 개입이 있을 듯 싶어 달러매도(숏)를 지속하기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많이 밀고 내리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증시 급락으로 115.82엔을 기록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에서 116엔을 경계로 좁은 범위에서 시소를 탔다. 일본 정책당국자들의 잇단 구두개입으로 116.22엔까지 올랐던 달러/엔은 낮 12시 현재 116.18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24억원, 9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닷새째 주식순매도를 잇고 있으나 외환시장 수급에 큰 영향은 없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