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주지역 사람들은 자전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교통수단으로 뿐만 아니라 스포츠·레저로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최근에는 무공해라는 환경적인 이유 때문에 더욱 장려되고 있기도 하다. 서구인들의 자전거에 대한 열정은 지금 프랑스에서 열리고 있는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월드컵대회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는 이 대회는 3주 동안 3천2백82㎞를 20개 구간으로 나눠 달리게 되는데,코스의 3분의 1이 알프스와 피레네산맥을 넘는 난코스여서 인내의 한계에 도전하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올해는 미국의 랜스 암스트롱 선수가 과연 대회 4연패를 이룰 수 있느냐 하는 게 관심이다. 암스트롱이 지난 주말 종합성적 1위로 올라서자 모두가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그의 인간승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암스트롱은 생사의 기로에서 고환암 수술까지 받은 뒤 다시 페달을 밟아 99년 이후 투르 드 프랑스대회를 연속 제패했으니 감탄을 자아낼 만도 하다. 비단 암스트롱만이 아니고 유명 사이클리스트들은 대중으로부터 스타대접을 받는다. 자전거가 일반인들의 생활 일부로 자리잡아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유별나서일 게다. 정부차원에서도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각별하다. 도로를 건설할 때는 자전거전용도로를 같이 만들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안전을 우선 배려한다. 기차나 버스엔 자전거 싣는 칸이 따로 마련되고,모텔 등에서는 불편 없이 자전거를 대여해 주는 나라도 많다. 우리나라도 최근 자치단체들이 다투어 자전거 타기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올해 자전거도로가 4천2백㎞ 가량 건설될 것이라고 하는데 특히 상주를 비롯한 경북도 자치단체들이 열성이다. 전주에서는 주말 자전거여행이 인기며,제주에서는 자전거 등록제를 실시하면서 헬멧 등을 선물하고 있기도 하다. 자전거 타기가 교통난 완화와 에너지 절약,그리고 건강 증진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이를 실천하는 의미에서라도 자전거여행으로 여름휴가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