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1,180원을 위협받으며 한 주를 시작했다. 지난주 후반 정부의 이틀에 걸친 강한 직간접 개입으로 1,180원대로 반등했던 흐름은 달러/엔 환율 하락이라는 대외여건의 영향을 개장초 받고 있다. 달러/엔은 지난주 말 뉴욕 증시 약세에도 불구, 낙폭이 크지 않았으나 이날 재차 116엔대 중반 수준으로 내려섰다.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흐름이 쉽게 가라앉을 현상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는 셈.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앞서 일요일 '달러화 약세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임을 예상했다. 정부의 방어의지와 직접 물량을 흡수하는 실천이 수반됐음을 감안, 적극적인 달러매도(숏)는 자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체들의 네고물량이 공급돼 시중 물량이 채워지고 보유물량을 처분하는 움직임이 나올 경우, 낙폭이 커질 수도 있다. 정부와 시장간의 공방이 펼쳐지면서 1,180원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벌어진 뒤 일단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47분 현재 지난 금요일보다 3.10원 내린 1,179.70원을 가리키고 있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환율은 뉴욕 증시와 달러/엔 하락에도 불구, 1,184원선에서 횡보하며 1,184.00/1,186.00원에 마감한 바 있다. 지난 금요일보다 0.30원 낮은 1,182.50원에 한 주를 연 환율은 이내 1,180원을 둘러싸고 매매공방이 벌어지면서 9시 46분경 1,179.70원까지 흘러내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엔 영향을 받고 있으며 시중 포지션은 그렇게 많이 남아 보이진 않는다"며 "1,180원을 놓고 각축전이 벌어질 것 같고 오늘 거래는 1,174∼1,183원까지 넓게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이 수출업체 매물에 밀려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정부가 원-엔간 연결고리를 끊으려고 하나 아직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1,180원이 확실하게 뚫려 달러되팔기(롱스탑)이 걸리면 아래쪽으로 급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이 시각 현재 116.56엔으로 지난주 뉴욕종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이 달러/엔의 현재 적정수준이 125∼130엔이라고 언급했음에도 불구, 일본 5월 경상수지가 1조2,790억엔(계절조정치)으로 전달대비 10.4%, 전년에 비해 107.7% 증가했다는 재무성의 발표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말 달러/엔은 뉴욕에서 증시 하락과 7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의 악화로 장중 지난해 9월 24일이후 가장 낮은 116.50엔까지 내려선 뒤 116.84엔으로 마감했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50억원의 매수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9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한편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일요일 TV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달러 약세는 미구 경제의 어려움으로 빚어지는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환율 하락현상은 일시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고 상당기간 달러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