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신문이 태국 등에서 수입되는 닭고기가 광우병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데 대해 태국정부가 강력히 반박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비즈니스 데이를 비롯한 태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태는 영국가디언이 지난 8일자 보도를 통해 태국과 브라질에서 네덜란드로 수출된 닭고기가 광우병에 감염됐다는 의혹이 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네덜란드가 닭고기를 영국 등 다른 유럽국가로 재수출하기 때문에 이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가디언지는 태국과 브라질의 축산농가들이 닭고기의 무게를 늘리기 위해 가공과정에서 동물성 단백질을 첨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광우병 감염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네덜란드를 통해 재수출되는 냉동 닭고기에서 이같은 의혹이 제기됐기때문에 이번 논란이 반드시 원산지인 태국과 브라질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이신문은 지적했다. 가디언의 보도 이후 파문이 확산되자 태국정부는 유럽지역의 자국 무역대표부에 긴급히 연락을 취해 가디언의 보도가 사실과 다른다는 점을 각국 정부에 해명하라고통보하는 등 사태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태국 축산부는 "냉동 닭고기 수출에 부정적인 파급효과가 나타나기 전에 이번 보도에 대한 명확한 사실규명에 나설 것"이라며 "이미 담당자들은 현지로 파견해 태국의 엄격한 축산농가 관리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산부 관계자는 "태국 축산농가는 광우병 감염위험이 있는 첨가물을 사용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감염사실이 없다는 사실과 태국정부의 엄격한 검역기준 등을 확인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우병이 닭이나 돼지에 전염된다는 증거가 아직 규명되지 않았을 뿐더러 태국에서는 아직 광우병 발병 사례조차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태국정부로서는 불과 수개월전 네덜란드로 수출하는 냉동 새우와 닭고기에서 금지된 항생물질이 검출됐다는 논란이 발생한데 이어 또다시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태국이 네덜란드로 수출한 냉동 닭고기는 모두 20억바트에 달했으나 항생물질 파동으로 인해 올상반기에는 6억1천100만바트에 그치는 등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어 이번 `닭 광우병'사태가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지오바니 알레마노 이탈리아 농업장관은 "국내로 수입하는 냉동닭고기는 소량인데다 대부분 유럽국가들로부터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소비자들은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