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h@koscom.co.kr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있으면 좋은 것(nice-to-have)'과 '꼭 있어야 하는 것(must-have)'을 구분해 회사의 역량을 집중시키는 일이다. 종전에는 필요한 상품의 디자인과 주요 원재료를 제공해 위탁 제조하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꼭 필요한 것,즉 자사상표만 붙이고 상품의 디자인에서부터 생산까지 아웃소싱하는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최근 미국 굴지의 컴퓨터 회사가 출시한 노트북 '델 레티튜드 X200'과 '게이트웨이 200'은 둘다 똑같은 제품으로 국내의 S전자가 디자인하고 생산한 노트북 'Q10'이다. 다만 미국 기업의 상표만 붙였을 뿐이다. 생산부문의 아웃소싱으로 헤드헌팅 기업이나 인력파견 기업 등을 통한 인적자원의 아웃소싱은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으며,앞으로 재무나 회계 분야에서도 기업의 투명성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아웃소싱의 비중이 증가될 전망이다. 아웃소싱은 기본적인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될 수 있으면 고정 투자는 줄여나가면서 기업의 몸집을 가볍게 하고 핵심역량에 집중하는 기업만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원칙적인 면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인이 공감하지만 반대논리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아웃소싱업체의 계약불이행에 따르는 위험이 크고,사내 정보에 대한 보안이 불확실하며,기존 인력의 감축이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모두 이해가 간다. 그러나 이는 회사 생존전략 문제와 차원이 다른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아웃소싱업체가 부도날 염려가 없고,발주기업의 경쟁회사와 무관한 중립성을 띤 전문업체를 이용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다. 또 아웃소싱으로 인한 유휴인력의 발생에 대해선 핵심사업으로 전환배치하거나 아웃소싱업체가 이들을 일부 흡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루빨리 많은 기업들이 단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닌 '꼭 있어야 하는 것'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길 바라본다. 이젠 CEO의 결단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