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음식의 맛을 돋우는 외에도 많은 역할을 한다. 생선의 살을 단단하게 하고 구울 때 덜 타게 하며 사과를 누렇게 만드는 것을 막고 토란 문어 전복 등의 점액을 없앤다. 신맛을 부드럽게 하고 단맛을 강화시킨다. 소금은 또한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되는 물질이다. 소금의 나트륨 성분은 체내에서 인산과 결합,체액의 산·알칼리 평형을 유지시키고 쓸개즙 이자액 장액 등 소화액을 만든다. 따라서 염분이 부족하면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안되며 피로나 정서불안이 생긴다. 때문에 선사시대부터 만들어졌지만 아무데서나 구할 수 없는 만큼 몹시 귀했다. 로마시대엔 군인과 관리의 봉급으로 소금을 줬고 이후에도 소금이 산출되는 해안이나 소금호수(염호) 바위소금(암염)이 있는 곳은 무역의 중심이 됐다. 6∼7세기까지 작은 어촌이던 베네치아가 10세기 이후 번영한 것도 소금교역으로 큰돈을 번 덕이다. 국내에선 삼국시대부터 해안에서 소금을 실어왔다는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 이후엔 조정에서 소금의 제조 및 판매를 관장,재정수입원으로 삼았다. 우리나라의 연간 소비량은 3백만톤(식용 60만톤)으로 추산되지만 15%만 국내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이고 나머지는 수입품으로 거의 바위소금이다. 신체기능 유지에 필요한 양은 하루 1.3g이고 세계보건기구(WHO)의 권장량은 6g이하지만 한국인은 보통 15∼20g이나 먹는 것으로 추산된다. 건강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높아진 탓일까. 건강소금 관련 특허출원이 91년부터 2000년까지 1백20건이나 됐다는 보도다. 정제 방법에 대한 것도 있지만 죽염 송염과 천일염에 대나무 솔잎 마늘 녹차 오가피 은행 쑥 등을 첨가한 기능성소금 출원이 65%에 달했다는 것이다. 실제 시중엔 굵은 소금과 가는 소금뿐이던 예전과 달리 갖가지 소금이 나와 있고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수입품은 톤당 10만원 정도라지만 국내산 정제염은 훨씬 비싸고 기능성소금의 값은 단순정제염과 비교가 안될 정도다. 모든 물품의 부가가치는 어떻게 만드느냐에 달린 셈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