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더앤더슨그룹의 해체 수순이 본격화되고 있다. 회계부문이 딜로이트투시토마츠인터내셔널(DTT) 계열의 하나회계법인과 합병키로 한데 이어 컨설팅 부문도 KPMG컨설팅과 합친다. 회계와 컨설팅부문에서 각각 국내 2위 수준이었던 한국아더앤더슨그룹이 해체됨에 따라 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10일 컨설팅업계에 따르면 한국아더앤더슨그룹은 컨설팅부문인 앤더슨코리아를 KPMG컨설팅에 넘기기로 하고 최근 통합 방식과 일정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수가액과 합병방식 등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앤더슨코리아가 회사 이름을 포기하는 대신 현 경영진이 합병법인의 경영을 맡기로 하는 등 1대 1 통합방식을 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한국아더앤더슨그룹은 회계부문인 안진회계법인을 딜로이트투시 계열의 하나회계법인과 합병키로 하고 협상을 벌여왔다. 당초 이달초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예정이었으나 9월말로 다시 늦춰졌다. 이에 따라 지난 1980년대 후반 출범한 한국앤더슨그룹은 출범 25년 만에 사실상 해체되게 됐다. 한국앤더슨이 해체 수순을 밟게 된 것은 모기업이랄 수 있는 미국 아더앤더슨 본사가 엔론 분식회계를 방조한 혐의로 최근 유죄평결을 받아 사실상 파산의 길로 접어든데 따른 것이다. 현재 아더앤더슨 중국법인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PwC)와,일본의 경우는 KPMG와 합병키로 한 상태다. 이밖에 대부분의 나라 지사들도 아더앤더슨과 결별해 다른 회계·컨설팅법인과 합병을 추진 중이다. 컨설팅 업계는 KPMG컨설팅이 앤더슨의 지명도와 노하우는 물론 기존 프로젝트와 고객사 등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IT(정보기술) 및 종합컨설팅 분야에서 PwC컨설팅에 이어 국내 2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초 캡제미니&언스트영이 철수한데 이어 앤더슨코리아와 KPMG가 합치게 됨에 따라 전문 컨설턴트들의 인력 이동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회계법인 계열 컨설팅회사들이 회사명을 잇달아 바꾸고 있어 컨설팅 업계 지도가 완전히 달라지게 됐다. 딜로이트컨설팅의 경우 미국 본사가 모기업인 딜로이트투시토마츠인터내셔널로부터 완전 분리 독립키로 함에 따라 새로운 사명이 정해지는 내달께 CI(기업이미지통합) 개정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국 본사가 '먼데이(Monday)'로 이름을 바꾼 PwC컨설팅 한국 지사도 8월께 회사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회계법인과 관련을 맺고 있는 이들 컨설팅업체는 미국 엔론 사태 이후 같은 계열의 회계법인과 컨설팅회사가 동일한 고객사를 맡는 경우가 문제시되면서 독립을 서두르고 있다. 권영설 경영전문기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