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 인터넷 전용망에 장애가 발생,적잖은 혼란이 야기됐다는 것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피해가 즉각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사이버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3일 KT의 인터넷 전용망인 코넷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오전 9시30분부터 약 20여분간 PC방은 물론 각 가정과 기업 모두 일제히 인터넷 접속이 두절됐다. 사이버 주식거래는 물론 사이버상의 각종 비즈니스 역시 마비됐음은 물론이다. 게다가 그 피해는 특정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곧바로 전국적으로 번졌다. 통신망의 조그만 장애라도 그 위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번 사태가 혜화전화국에 있는 여러 라우터(인터넷 연결신호를 분배해 주는 장치)중 하나의 라우터에 이상이 발생한데서 비롯됐다는 추정이다. 만약 이것이 맞다면 라우터 한대의 문제가 전국적인 접속장애로 이어진 셈이다. 짧은 시간에 이런 '도미노 효과'가 가능했다는 것은 네트워크 장애에 대한 대응체계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이런 성격의 사건이 예견돼 왔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들의 경우 그동안 가입자 유치경쟁에는 과열양상을 보일 정도였지만 통신망 장애라든지 서비스 품질저하 문제는 뒷전이었던 게 사실이다. 그 결과 네트워크 품질에 대한 고객의 불만은 갈수록 높아지는 실정이다. 때마침 정통부는 초고속 인터넷 '품질보장제'를 내달부터 시행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보상대상인 장애발생 시간을 4시간 이상에서 3시간 이상으로 단축하는 것이 포함됐다. 이 조치가 라우터 증설이나 대체시스템 등 기업의 관련투자를 얼마만큼 유도할지 모르겠지만 이젠 통신망 사업자들 스스로가 서비스 정책을 전환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다.이번 일로 고객들이 네트워크의 안전성과 장애대응 능력에 더욱 주목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