郭熙雖老眼猶明, 곽희수로안유명 便面江山取意成, 편면강산취의성 一段風烟且千里, 일단풍연차천리 解和明月逐人行, 해화명월축인행 -------------------------------------------------------------- 곽희 화백 나이 들어서도 눈은 밝아서/부채 위에 붓 휘둘러 강산 펼쳐 놓았네/ 한 폭 그림속에 천리 아득한 풍경을 담았는데/밝은 달과 어울려 사람 따라다닐 줄도 아네 -------------------------------------------------------------- 송 황정견(黃庭堅)이 곽희(郭熙)가 부채 위에 그린 산수화에 붙인 시이다. 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더위를 피하거나 이겨내기 위해 온갖 궁리를 다한다. 산이나 바다를 찾아가기도 하고 냉방시설이 갖추어진 집에서 시원한 옷차림으로 시원한 음식을 즐기기도 한다. 그러나 요즘 사람의 지혜나 운치가 아무래도 부채 위에 아예 시원한 산수풍광을 그려넣고 손쉽게 그것을 들고 다니는 옛사람만 못한 것 같다. 李炳漢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