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시장은 아직 인간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습니다.국내 제약시장도 이젠전문화로 승부해야 합니다" 한국MSD의 이승우 사장은 국내 제약시장의 비효율성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과거에 비해 국내 제약시장이 투명해 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제약사들이 환자들의 입장에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영업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학연과 지연은 물론 리베이트를 동원해판매를 늘리는 것은 단기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장을 왜곡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MSD가 의사나 약사에게 향응을 전혀 제공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약사들이 눈앞의 이익을 좇을수록 피해는 환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한국MSD는 실제로 매우 까다로운 자체 기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부는 정부허가 기준보다 사내 규정이 엄격하다. 이 사장은 "가치중심경영을 하면 단기적으로 손해를 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회사 이윤보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를 먼저 고려할 때 자연스럽게 이윤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국 제약산업이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4가지 조건으로 기초과학의 발달,지적재산권 보호,효율적인 규제.충분한 시장의 규모를 꼽았다. 제약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신약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기 위해선 연구개발비를 충분히 보상을 해 줄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개발한 신약에 대해 확실한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장이 꿈꾸는 한국MSD의 목표는 다소 엉뚱하다. 2005년까지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의사 약사 환자 등 이해 관계자들은 물론 직원들에게 모두 존경받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이 사장의 목표다. 이 사장은 "회사는 원맨밴드가 아니라 심포니오케스트라"라며 "사장 혼자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함께 만들어 가야한다"며 "사장과 직원들 모두 자기가 맡은 일에서 리더가 될 때 회사가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