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과 ZF간 제휴는 현대차그룹의 부품사업 경쟁력 강화와 ZF의 한국시장 진출이라는 측면에서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자동차관련 부품분야에서 보쉬 지멘스와 함께 독일내 3대 메이커로 꼽히는 ZF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높은 성장성에 주목,한국시장에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은 현대모비스의 섀시모듈 사업을 강화하고 자트코의 내부사정으로 외자유치가 지연되고 있는 현대파워텍의 변속기사업 부진을 메워줄 수 있는 대안으로 위아-ZF간 제휴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대모비스-ZF=현대모비스가 해외업체에 지분을 출자하는 것은 ZF가 처음이다. 섀시란 자동차의 밑 부품에서 뼈대를 이루는 부품으로 현가장치(코일스프핑 쇼크앱소버) 조향장치(기어박스 칼럼) 제동장치(캘리퍼 드럼 디스크) 등으로 크게 나눠진다. 섀시 모듈은 이런 장치들을 한 덩어리로 묶는 것으로 운전석 모듈과 함께 완성차의 개발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일종의 '시스템 모듈'이다. 현대모비스는 ZF와의 합작을 통해 △설계원가 절감 △부품 수 축소 △개발기간 단축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운전석 모듈에선 텍스트론,에어백에선 브리드,멀티미디어 부문에선 알파인 등과 기술제휴를 맺고 있어 이번 제휴로 세계적인 부품업체들과의 협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ZF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국내 C사나 I사와의 인수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현대모비스에 20%의 지분을 내줄 예정이다. ZF는 당초 단독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자사 제품이 워낙 고가여서 국내업체를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아-ZF=ZF는 현재 육군에 탱크용 미션을 공급하는 등 변속기사업은 일부 진출해 있는 상태다. 당초 위아는 기술제휴만 원했으나 ZF측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자본제휴까지 추진케 됐다. ZF는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 증대로 변속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상용차나 군용트럭 생산이 많은 기아차와의 변속기 거래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ZF는 승용차용 변속기 외에 상용·군용·특수차량 변속기에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으며 변속기 부문의 총 매출은 20억달러가 넘는다. 위아에 대한 ZF의 지분 참여방식이나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위아의 지분을 각각 45.3%씩 갖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지분을 떼어내 주거나 채권단으로부터 채무재조정을 받아 실시하게 될 유상증자에 ZF가 참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일훈·강동균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