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컵 대표팀이 '승승장구'하면서 남성들의 패션에도 일대 변혁이 일고 있다. 무난하고 보수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던 직장인들의 컬러 감각이 대담해지고 있고 실제 밝고 화려한 색상의 남성용 의류판매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푸마코리아는 과거 여성들이 주로 찾던 레드 로고 티셔츠의판매가 최근 10배 가량 늘었고 이 가운데 60% 정도가 남성고객인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이에 따라 푸마코리아는 레드, 핑크, 옐로 등 여성적이지만 화려한 색상의 남성용 제품 생산량을 20% 가량 늘린다는 계획이다. 30대 남성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LG패션 마에스트로 캐주얼은 월드컵 기간을 전후해 레드, 오렌지, 핑크 색상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대비 70% 이상 늘어난 것으로나타났다. 아이템도 점퍼, 사파리 등 겉옷에서 부터 니트, 남방, 바지 등으로 이들 색상의사용영역이 확대됐으며 강렬한 컬러에 맞춰 스타일은 심플해지고 패션성이 돋보이는디자인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고 LG패션은 설명했다. 제일모직도 남성 브랜드에서 색상파괴 현상이 확대됨에 따라 갤럭시 캐주얼은하반기 티셔츠류를 중심으로 레드계열의 물량을 9-12% 가량 늘릴 계획이고 캐주얼신사복 엠비오는 드레스 셔츠, 티셔츠, 넥타이 등에 화려한 색상의 사용을 확대할방침이다. 의류 뿐만 아니라 중요한 남성 패션소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넥타이도 색상이 기본적으로 화려해지고, 압도적으로 잘나가는 기본색상이 없어진 대신 과거에 판매가부진하던 레드, 그린, 옐로, 오렌지 등 색상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패션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처럼 남성 패션이 화려해지고 있는 것은 월드컵이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제일모직 디자인실 관계자는 "어린시절 반공교육을 받고 자란 성인들은 누구나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월드컵과 붉은악마 응원단으로 인해 붉은색 의류를 착용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시대가 됐고 이런 레드 콤플렉렉스를 극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LG패션 관계자도 "과거에 비해 남성들이 컬러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고 선호하는 색상 또한 다양화되고 있다"면서 "월드컵을 기점으로 이런 트렌드는 확대되고 있으며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다양하고 세분화된 색상의 남성용 제품전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성무기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