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네트워크(NGN) 사업을 잡아라.' 통신장비 업체들의 올해 최대 화두는 NGN(Next Generation Network) 사업이다. KT가 세계 최초로 일반 공중망까지 NGN을 구축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장비 입찰에 나섰기 때문이다. 향후 7∼8년간 지속되는 이 사업의 규모는 7천억∼8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NGN은 음성통화 위주의 전화망(PSTN)이나 데이터 위주의 인터넷,비동기전송모드(ATM),전용망,무선망 등 서로 다른 망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하나의 망으로 음성과 데이터를 한꺼번에 전달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NGN이 구축되면 이용자들은 지금처럼 전화와 초고속인터넷망 등을 별도로 이용할 필요가 없어진다. 고객들은 가입자 접속장비만 설치하면 회선의 제약없이 전화 인터넷 방송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다. 물론 통신회사도 복잡한 망을 하나로 통합하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통신장비 업체들이 NGN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전세계 통신사업자 가운데 KT가 처음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KT에 대량으로 장비를 납품하면 향후 전세계 통신업체를 상대로 한 영업에서 매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KT 납품을 계기로 전세계에 장비를 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NGN을 '제2의 CDMA'라고 부를 정도다. 그만큼 입찰전쟁도 치열하다. 삼성전자 LG전자 머큐리 등 국내 업체들은 알카텔 에릭슨 루슨트테크놀로지 지멘스 시스코 등 세계 유수의 통신 및 네트워크장비 업체와 경합을 벌이고 있다. NGN 부품 가운데 하나인 액세스게이트웨이 입찰에선 LG전자가 50만회선을 수주했다. 소프트스위치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입찰이 진행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트렁크게이트웨이 도입을 위한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KT의 사업이 순항할 경우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다른 국내 사업자들도 뒤따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 액세스게이트웨이 장비 입찰물량만 총 2백60만회선은 될 것 같다"며 "별도의 NGN팀을 구성해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입찰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