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할인점 등 유통업체들이 손님을 가장해 매장을 순회 점검하는 "암행고객제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자사는 물론 경쟁사 매장 동향을 파악해 서비스 수준을 높임으로써 경쟁사들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주부들이 대부분인 암행고객들은 매월 30만~50만원을 활동비로 받아 청결상태 상품구색 인사태도 등 수십가지 항목을 체크해 본사에 보고한다. 환불을 여러번 요구하는 방법으로 직원들의 인내심을 테스트하는 경우도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주부모니터 34명이 매주 두 차례 전국 17개 매장을 암행 순찰한다. 2명씩 1개조로 짜여진 모니터 요원들은 주차장 식당가 엘리베이터 등 특정 주제별로 매장을 점검한 뒤 매월 20장의 보고서를 본사 고객서비스팀에 제출한다. 롯데는 이와 별도로 한국리서치에 의뢰,매주 2회씩 암행감사를 실시하고 있다. 감사 내용은 매장맞이인사 고객응대 상품지식 등 9개 항목이며 분기별로 평가표를 만들어 점포별 층별 팀별로 결과가 통보된다. 신세계 이마트는 올들어 암행감사제도를 대폭 강화했다. 주부모니터 30명이 2~3명씩 짝을 지어 매장을 점검한 후 결과를 본사에 보고하고 문제가 발견된 점포는 즉시 시정토록 한다. 모니터들은 친절도 전화응대 청결도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모니터 결과는 매장 직원들의 인사고과에 반영된다. 신세계 관계자는 "모니터에겐 동종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해준다"며 "이들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경쟁사 매장도 수시로 들러 정보를 수집한다"고 말했다. 주부들이 자주 찾는 대형 슈퍼마켓도 백화점 할인점에 맞서기 위해 암행고객제도를 활용,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LG수퍼마켓은 외부전문기관(한국리서치)에 아웃소싱,암행고객제도를 전문화했다. 주부 중심으로 구성된 암행고객들은 체크리스트를 소지하고 불시에 67개 매장을 급습,전화배달 불만처리 전화응대 등 친절도를 평가한다. LG는 점검 결과를 지수로 환산,경쟁점에 뒤지면 서비스 개선 교육을 실시하고 우수 점포 사원들에겐 특별보너스를 지급한다. LG유통 관계자는 "지역별 업종별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이 피부로 느끼는 불만을 얼마나 신속하게 개선하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 된다"며 "20∼40대 주부들을 암행고객으로 활용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