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거의 처음으로 월드컵을 활용한이른바 `매복 마케팅'을 실시해 공식 스폰서인 현대차와 소송 직전까지 갔던 대우차가 우리 팀의 8강 진출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차는 지난해 5월 2002년형 누비라Ⅱ를 출시하면서 한국이 월드컵 8강에 진출하면 그 달 누비라를 사는 고객에게 올해 7월 이후의 할부이자를 완전 면제하고 남은 할부원금도 100만원 한도에서 깎아주기로 했다. 또 새 모델 구입시 월드컵 출전선수의 사인이 담긴 축구공을 나눠주고 조기축구회와 직장인 축구인을 대상으로 총상금 5천700만원이 걸린 `월드컵 아마추어 축구대회'도 열었다. 월드컵 1승에 목말라 있던 한국으로서는 당시 8강은 `꿈'에 불과했지만 공식 스폰서인 현대차와 월드컵 마케팅 대행사인 ISL코리아 등은 스폰서가 아닌 업체는 대회 공식명칭, 엠블렘, 마스코트, 로고 등을 사용할 수 없다며 항의공문을 보내고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반면 대우차는 "보통명사인 `월드컵'이라는 단어조차 못쓰게 하는 것은 지나친과민반응"이라며 행사기간을 한달 연장하며 맞섰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한국이 8강에 진출, 대우차는 판매를 40% 늘린 것은 물론 일찌감치 거의 유일하게 `8강 마케팅'에 도전, 상당한 홍보 효과도 얻게 된 것. 대우차 관계자는 "고객에게 27억3천500만원을 지급해야 하지만 당시로서는 아무도 우리가 8강에 진출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아 2억여원의 보험으로 처리할 수 있었기때문에 부담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현대차 계열사이긴 하지만 공식 스폰서는 아닌 기아차도 현대차의 묵인 아래 지난해 12월 차를 구입한 고객에게 16강 진출시 2천2명을 추첨, 차량당 50만원의 현금을 주기로 하는 매복 마케팅을 실시한 바 있다. 물론 1억달러를 들여 스폰서십을 따냈던 현대차도 경기장 안팎 광고와 한국팀의16강 진출 등으로 50배에 달하는 직.간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어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이번 월드컵으로 두루두루 재미를 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 keykey@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