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9일 낮 청와대에서 이건희(李健熙) 삼성회장을 비롯한 주요 대기업 회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월드컵의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김 대통령이 재계 지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은 성공적인 대회운영, 대표팀의선전, 성숙된 응원 문화 등으로 국가 이미지와 우리 상품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점을 활용해 한국경제도 `세계 8강'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이날 간담회는 이건희 회장 등 대기업 회장단이 돌아가면서 월드컵의 경제효과극대화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김 대통령이 마무리말을 하는 순으로 1시간30여분간 진행됐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는 힘이 솟구쳐 나오는 것을 보았다. 16강만 들어도 좋다고 생각했던 우리가 지금 8강에 들었고 4강을 넘보고 있다"면서 "어느 한 분야에만이 아니라 우리는 지금 각 분야에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고 국운상승의 호기가 왔다고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전윤철(田允喆) 경제부총리와 신국환(辛國煥) 산업자원부 장관이 배석했다. 다음은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김 대통령과 주요 대기업 회장의대화록 요지. ▲이건희 삼성회장= 단기적으로는 요즈음 하는대로 나가면 2,3년 혹은 4,5년은잘 되리라고 생각되지만 5년이나 10년 이후 우리나라가 어디로 갈까 생각하면 어둡고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다. 중국이 한국을 쫓아오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김포지구에 몇 천 만평을 경제특구로 지정해 경쟁을 자유롭게 하도록 하면 이번 월드컵에서 실력을 발휘했듯이 우리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구본무(具本茂) LG회장 = 월드컵 개최로 한국의 위상이 많이 높아지고 있다.월드컵을 계기로 성공적인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 ▲조양호(趙亮鎬) 대한항공 회장 = 대한항공이 글로벌 산업체로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과 배려를 요청드린다. ▲박삼구(朴三求) 아시아나항공 부회장 =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나 서귀포 경기장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를 관광상품화해야 한다. 한.중.일 프로축구의 통합리그 추진도 하나의 아이디어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김승연(金昇淵) 한화회장 = 미국이나 프랑스는 월드컵 개최후 외자유치가 크게 확대됐다. 우리도 외자유치가 크게 증대될 것이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는하나다'는 국민통합의 열정과 저력을 느꼈다. 국민의 잠재력을 국가발전의 힘으로표출할 수 있도록 국민과 지도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준용(李埈鎔) 대림산업 회장 = 해외건설 문제와 관련해 지난 70년대, 80년대와 달리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현재현(玄在賢) 동양메이저 회장 = 월드컵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욱 노력하면 우리나라가 동북아의 허브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영어의 공용화, 주택 및교육문제 등 전 국가적인 개혁이 진행돼야 한다. ▲유상부(劉常夫) 포스코 회장 = 젊은 축구선수들의 군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관심을 가져왔다. 이번에 젊은 선수들의 군 문제가 해결된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손길승(孫吉丞) SK회장 = IMF 외환위기 당시 투자유치 설명회가 큰 효과를 보았듯이 민관합동으로 한국을 알리는 투자유치설명회를 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전윤철 부총리 = 월드컵을 계기로 대외신뢰도도 높아지고 한국의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다. 기업과 함께 해외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신국환 장관 = `포스트 월드컵' 프로그램은 이미 입안중이다. 기업차원에서도아시아지역의 다국적 기업본부를 유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김 대통령 =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는 힘이 솟구쳐 나오는 것을 보았다. 16강만 들어도 좋다고 생각했던 우리가 지금 8강에 들었고 4강을 넘보고 있다. 어느 한분야만이 아니라 우리는 지금 각 분야에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 월드컵에서 나온 힘을 잘 활용해 한국이 세계에서 우뚝 서도록 만드는데 경제인 여러분들이 앞장서 달라. 이번 기회에 정부와 경제계가 서로 협력해 세계에 우리 경제를 설명하고월드컵의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