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을 맞은 선풍기업계가 요즘 비상이다. 7월 제조물책임(PL)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관리 기준이 크게 강화된데다 중국산 저가 선풍기의 물량공세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S마크를 획득한 선풍기 제조업체들은 작년 4월 개정된 전기용품 안전인증규격법에 따라 지난 4월 1일 이후 만든 제품부터 PL법을 적용받고 KS마크가 없는 업체는 작년 7월1일 이후 제조된 제품이 적용대상이다. 이에따라 선풍기 업체들은 7월 PL법 발효를 앞두고 전기용품 안전기준에 따라 어린이 손이 선풍기 안전망 안에 들어가지 않도록 각종 보호장치를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회사인 노비타를 통해 선풍기를 만들고 있는 삼성전자[05930]는 올해 출시된 모든 선풍기에 대해 안전망에 테두리를 추가해 이중 안전망을 설치하거나 안전망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재질을 두껍게 만드는 등 적극적인 대응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일산업도 안전망의 망사 폭을 12㎜ 미만으로 촘촘히 구성해 어린이의 손이 날개회전 가동부에 접촉하지 않도록 한 신제품을 이미 출시했다. 한일전기판매는 판매와 서비스에 이르는 PL예방체제 구축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한데 이어 최근 전사원을 대상으로 PL법 사내교육을 실시했다. 이들 업체는 또 사용설명서에 사용상의 안전 주의사항의 글자체를 확대하거나 별도로 경고문구를 표시하는 등 PL법 시행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풍기 판매가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안전인증 기준에 미달된 제품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PL법에 즉각 저촉될 가능성이 높다"며 "각사별로 PL법 대응을 위해 제품개발과 판매, 서비스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풍기 업체들로서는 안전장치를 강화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점이 부담인데 3만5천∼3만7천원대의 저가 제품을 기준으로 할 때 안전장치 강화로 인해 15%가량 판매가격이 올라가게 된다고 업체들은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심각한 문제는 올 여름 저가의 중국산 선풍기가 대거 밀려들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산 제품은 작년 선풍기 시장(250만대)에서 10%를 차지했으나 올해 시장(300만대)에서는 15% 이상으로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업체들로서는 이래저래 `힘겨운 여름'을 보내야할 형편이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