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세계 경제의 '중국 공장'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세계 경제는 하지만 거대한 공급자의 등장으로 엄청난 재난을 당할 수도 있게 됐다. 인텔은 최근 펜티엄 4 프로세서 조립생산을 위해 상하이에 1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델컴퓨터는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있는 대규모 PC 생산시설을 샤먼으로 옮겼다. 중국 선전시는 반도체 업계에 50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골드만삭스의 아시아담당 부회장 케네스 코티스는 "중국은 제조업 분야 초강대국(manufacturing superpower)이 되고 있고 이는 멈출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외국인투자를 가장 많이 유치한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90년대 후반에만 매년 4백억달러의 외화를 끌어당겼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외자유치를 더 한층 가속화시키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말레이사아 대만 인도네시아 심지어 멕시코에 있는 생산기지까지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다. 임금이 멕시코나 헝가리의 3분의 1,미국이나 일본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교육 및 연수투자 확대에 힘입어 연구기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IBM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중국에 연구시설을 두는 기업이 늘고 있어 그렇다. 중국은 내수시장의 규모가 크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인 곳이다. 중국에 대한 이같은 투자 확대는 대형 전문업체에 외주를 줘 생산비를 절감하려는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강박관념을 반영한다. 베어스턴스는 오는 2010년께 세계제조의 50%가 외주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세계 최대 제조 하도급업체인 플렉스트로닉스인터내셔널의 경우 휴대폰에서부터 세탁기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을 대신해 28개국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중국에서의 사업은 2배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가 중국을 '산업 생명선'으로 더욱 의존하게 되면서 유사시 세계 경제에 중대한 공급차질이 생길 수 있게 됐다. 중국이 전쟁 테러 사회폭동 천재지변 등이 발생할 경우 그런 위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 중국에 대한 세계 제조업의 의존도는 조만간 세계 원유시장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의존도와 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의 세계 생산집중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4월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은 빌 클린턴과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기술향상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쏘아 붙였다. 플렉스트로닉스의 마이클 마크 CEO는 "지나치게 단기비용만을 염두에 두고 제조업을 중국에 집중하는 것은 심각한 공급 차질을 유발할 수 있다"며 "생산시설을 다양한 지역으로 분산하는 것이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반세기 동안 워싱턴과 월가는 중국이 세계경제의 핵심부분이 되기를 원해왔다. 이들의 염원은 이뤄졌고 이제 그에 따른 결과에 대처해야 할 때가 됐다. 정리=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 ◇이 글은 제프리 가튼 예일경영대학원 학장이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7일자)에 기고한 'When Everything Is Made in China'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