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미도파를 인수하면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리고 유통업계 리더의 입지를 굳히게 된다. 롯데는 할인점(롯데마그넷)을 포함해 한해 매출이 10조원에 달하는 "유통업계 공룡"이다. 그러나 그동안 할인점을 앞세워 추격해오는 신세계와 서울에서 세력을 강화해가는 현대백화점의 협공을 받으며 고민해왔다. 미도파의 자산 중 상계점은 누구나 탐낼만한 매물로 꼽힌다. "대규모 주거단지를 배후로 독점적 상권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현대백화점 이병규 사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도 "빅3(롯데 신세계 현대)중 누군가가 상계점 경영에 나선다면 현재 4천억원을 밑도는 상계점의 연간매출이 6천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같은 평가는 미도파 인수전에 "빅3"를 비롯 삼성플라자 LG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총출동한데서 확인할 수 있다. 상계점은 특히 롯데백화점의 입맛에 딱 맞는 매물이다. 서울 동북부상권에 매장이 없어 현재 미아리에 점포를 개설하려고 준비중이지만 최근 용적률이 4백%로 묶이는 바람에 오픈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에 롯데는 미도파 입찰에 참여,유통업계의 예상을 훨씬 웃도는 5천3백억~5천4백억원의 금액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좋은 조건을 제시함에 따라 미도파 매각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미도파 점포가 3개에 불과한데다 3년여에 걸친 법정관리로 매출채권문제도 잘 정리된 편이어서 양해각서(MOU)체결 후 2주 정도면 자산.부채 실사를 마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관계자는 "채권단 동의를 얻어 본계약을 체결한 뒤 정리채권과 정리담보권을 변제하는 일련의 과정을 조속히 매듭짓고 9월말께면 법정관리를 종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상계점 외 다른 점포들의 활용방안은 아직 정하지 못했다. 롯데 본점과 한국은행 사이에 위치한 미도파 메트로점은 입지여건은 좋지만 매장규모가 작은 점이 흠이다. 롯데는 본점안에 있는 면세점을 메트로점으로 옮기고 본점 매장을 확충하는 방안,메트로점을 별도의 명품관으로 꾸미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미도파 청량리점은 할인점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롯데 청량리점이 멀지 않은데다 주변여건상 백화점보다 할인점이 적합하다는 게 유통업계 중론이다. 롯데가 미도파를 인수하게 되면 유통업계 인수합병(M&A)바람은 더욱 거세져 대형업체 위주의 과점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롯데에 대응하기 위한 현대백화점과 신세계의 반격,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는 삼성플라자 LG백화점 등이 이번 미도파 입찰을 계기로 인수합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코아가 새 주인을 찾고 있고 일부 지방백화점들도 매물로 나와 있다. 백광엽.오상헌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