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신약시장에 대한 공세를 확대 강화하고 있다. 20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4월말까지 신약으로 허가된 1백19개 품목 가운데 74.8%인 89개 품목이 외국계 제약사에서 개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국적 제약사는 전체 신약의 61%인 73개 품목을 직접 한국에 들여왔다. 의약분업이 실시되기 전인 지난 99년까지만 해도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로 직접 들여온 신약은 전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었다. 현황=1백19개 품목을 회사별로 보면 외국계의 경우 한국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14개로 가장 많고 파마시아코리아 11개,한국화이자 9개,한국릴리 6개,한국노바티스 5개,한국MSD 4개 등 순이다. 국내제약사의 경우 동아제약이 11개,대웅제약 8개,유한양행 6개,부광약품 4개로 집계됐다. 국내 제약사가 단독으로 개발,신약허가를 받은 품목은 전체의 25.2%(30개 품목)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우리나스타틴(절박조산치료제)이나 VMDA-3601(족부궤양치료제)등은 시장성이 크지 않다. 국내에서는 LGCI의 퀴놀론계 항균제 '팩티브'와 동아제약의 소화성궤양 보호제 'DA-9601'등 두 제품 정도가 시장성을 인정받을 뿐이다. 원인=의약분업으로 국내의약품 영업여건이 신약쪽에 유리해지자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제약업체에 신약의 원료 및 기술을 이전하던 종전의 간접 신약랜딩 전략 대신 직접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지난 99년부터 외국에서 허가받은 신약의 국내 도입절차가 단순화된 것도 또다른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허가받은 제품이 1년안에 국내에 들어오고 있으며 다국적 제약사가 신약허가를 받은 73개 품목 가운데 43개가 국내 임상시험을 면제받았다. 국내 파급효과=국내제약사가 외국제약사로부터 도입하는 신약건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에는 외국신약을 들여와 판매,유통마진을 얻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이처럼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업체간 신약유치 경쟁이 심해지면서 원료수입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