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사흘만에 1,270원대로 내려섰다. 업체 네고물량 공급과 어우러진 달러매도에 대한 강한 욕구가 환율 하락을 적극 유도했다. 공급우위에 의한 밀림이 가속화된 셈. 달러/엔 환율은 장중 큰 변동이 없으며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 등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4.10원 내린 1,278.3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개장초 보합권 등락을 거쳤던 환율은 물량공급과 일부 은행권의 달러매도(숏)플레이가 가세, 저점을 계단식으로 낮추는 궤도를 그렸다. 역외세력도 매도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에는 '내릴만큼 내렸다'는 인식과 '물량공급에 의해 추가하락이 가능하다'는 견해가 상충된 가운데 주말을 앞둔 포지션 이월 결정여부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중공업 등 업체들의 매도물량이 꽤 많다는 루머가 시장에 계속 돌았다"며 "달러/엔 레벨이나 외국인의 순매도규모 등 주변지표를 보면 이렇게 내릴 이유가 없으나 물량공급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는 현재 1,270원대 레벨이 부담이 되고 외국인 주식순매도금액을 무시할 수는 없어 조금씩 올라가는 분위기가 연출될 것"이라며 "그러나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을 닫고 올라가도 1,282원 이상은 오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 조정, 공급우위 등 분위기는 아래쪽이다"며 "주식시장 영향은 별로 없고 삼성전자 매도가 많아 역송금수요로 유입되기보다 보유하는 비중이 더 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후에는 지난 7일 전 저점까지 흐를 여지가 있다"며 "달러/엔의 반등이나 달러되사기(숏커버)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후 거래는 1,276∼1,280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화 약세 재개로 약보합권으로 내려 1,284원/1,285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60원 높은 1,284원에 출발한 환율은 다음 거래가 1,282원에 체결된 뒤 1,282.80원까지 올라섰으나 달러/엔 반락, 네고물량 등으로 10시 21분경 1,280.20원까지 흘러내렸다. 이후 환율은 달러/엔의 반등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된 채 1,280∼1,281원선을 오가다가 달러매도(숏)가 강화, 11시 39분경 1,277.5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추가 하락이 저지된 환율은 1,278원선으로 되올라 거래됐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하락 등으로 128.35엔으로 하락한 달러/엔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낮 12시 14분 현재 128.56엔을 기록중이다.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빠르면 이날중 일본 신용등급을 2단계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예상이 엔 약세를 부추겼으나 저가매수가 달러/엔을 지지하면서 등락폭은 크지 않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1,833억원의 매도우위인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8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중이다. 외국계증권사인 워버그창구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팔자가 적극 이뤄지고있다는 설이 퍼지고 있으며 전날에 이어 전반적으로 주식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심리적인 부담감에도 불구, 환율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