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이렇게 본다 - 최석포 메리츠증권 선임연구위원 ] 삼성전자는 돈을 많이 번다. 회사가 점점 좋아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름대로 보완해야 할 약점도 있다. 삼성전자의 기술력은 세계적이지만 과연 독창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지는 짚어봐야 할 문제다.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거나 새로운 개념의 상품을 제조해 경쟁력을 증명한 적은 없다. 원천기술면에서는 아직 선진업체에 뒤진다는 뜻이다. 한해 로열티로 2천억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는 게 이를 반증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소니와 많이 비교되고 있지만 과연 소니를 추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경영시스템 측면에서도 탄탄한 조직력과 치밀성은 다른 기업이 따라가기 어렵다. 그러나 위험을 무릅쓰고 승부하는 적극성은 떨어지는 편이다. 잉여자금이 넘쳐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핵심역량을 가진 회사를 M&A(기업인수합병) 한다든지 하는 적극성을 찾기 어렵다. 지난 90년대 중반 몇 번의 실패사례로 인한 몸사리기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과거와 달라진 기업문화도 숙고해봐야 할 과제다. 삼성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직원들의 로열티(충성심)였다. 그러나 IMF와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로열티가 상당히 엷어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삼성전자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샐러리맨의 한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서 조직원들을 다독여 나갈 다양한 툴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만 삼성전자가 세계적 기업임은 부인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좀 더 내공을 쌓아 한국기업사에 새로운 역사를 써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