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장중 달러/엔 환율의 등락에 따라 1,280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달러/엔 환율의 127엔대 붕괴가 하락세를 유도하는 반면 레벨 경계감과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도가 환율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7일 달러/원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1.10원 내린 1,280.1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달러 약세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1,270원대 진입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수급상 뒷받침이 충분하지 않아 전날 기록한 1,278원선은 일단 지지되고 있는 양상. 업체들은 1,270원대에서는 결제수요를, 1,280원대에서는 네고물량을 내놓고 있지만 큰 수급상의 움직임은 없다. 은행간 거래가 주를 이루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수급은 크게 나온 것이 없고 달러/엔을 따른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며 "1,278원선은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오후 거래도 1,279∼1,282원의 좁은 박스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콜금리 인상이 일시적으로 반등을 촉발하기도 했으며 달러매도 심리가 누그러들었다"며 "달러/엔은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크게 움직이지 않고 외국인 주식순매도가 커져 심리적으로 하락을 제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낙폭이 컸던 터라 좀 쉬어가면서 향후 방향을 모색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오후는 1,279원이 지지선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위로도 1,281.50원 이상 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1,284.50원에서 일부 거래만 체결되는 한산한 장세를 연출했으며 1,283.50/1,284.5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80원 높은 1,282원에 출발한 환율은 한동안 보합권내에서 매매공방을 펼치다가 달러/엔의 126엔대 진입을 반영, 1,280원을 깨고 9시 57분경 1,279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추가 하락이 제한된 환율은 달러/엔의 반등 등으로 낙폭을 축소, 1,280원대로 재진입한 뒤 11시 34분경 1,281.30원까지 반등, 일시적으로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체 대기매물이 나오면서 환율은 다시 1,280원선으로 반락했다. 전날 뉴욕에서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127.13엔으로 소폭 상승한 달러/엔 환율은 도쿄 외환시장에서 한때 126.67엔까지 하락, 연중 저점인 126.40엔에 근접한 뒤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 낮 12시 8분 현재 126.96엔을 기록중이다. 이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의 '엔 강세' 반박에 이어 마사주로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이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원인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오늘중 현 외환시장 움직임이 올바른 것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개입은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했으며 일단 지지선으로 인식되고 있는 126.80엔을 지지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851억원, 174억원의 주식순매도를 기록중이다. 열흘째 주식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심리적으로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 되고 있으며 역송금수요가 축적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는 5월 콜금리 목표치를 4.25%로 0.25%포인트 상향조정했다. 이같은 콜금리 인상이 일시적으로 스왑포인트를 벌리면서 달러매수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나 외환시장에 큰 영향은 없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