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일찌기 한 지역사회 내에서 어떤 사람의 임금도 일반 노동자의 평균 임금보다 다섯 배 이상 많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경영학계의 거목 피터 F.드러커 역시 최고경영자(CEO)와 직원들간 임금격차가 커지면 기업내 리더십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드러커는 기업내 어떤 간부도 해당업체에서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보다 스무 배 이상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같이 말한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CEO가 만약 도를 넘어선 보상을 받는다면,이는 다른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충정을 모욕하는 셈이란 것이다. 기업 임원들의 연봉수준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드러커의 '20배 이론'은 재조명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 대기업 CEO들은 지난해 일반 공장의 노동자들보다 평균 4백11배가 넘는 임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일반 노동자들의 임금은 36% 늘어나는데 그쳤지만 CEO들의 연봉은 3백40% 급증했다. 이제 대기업 CEO들의 수입은 한해 1천1백만달러선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 주주들이 임원들의 과도한 연봉을 낮추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을 정도다. 아이러니컬하게도 CEO들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상징으로 꼽혔던 스톱옵션 제도를 통해 엄청난 부를 거머 쥐었다. 스톡옵션이 갖고 있는 순작용 때문에 1990년대 들어서면서 전문가들이 스톡옵션제의 확산을 크게 반겼던 결과였다. 이 제도는 주주들이 이익을 얻어야 임원들도 부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던 얼마동안은 이 원칙이 비교적 잘 지켜졌다. 하지만 문제는 증시가 급락한 지난 2년간이었다. 주주들은 깡통을 차게 됐지만 기업임원들은 여전히 상당한 부를 축적했다. 이사회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실적에 따른 보상체계를 뒤엎고 임원들에게 거액을 쥐어준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기업 주가가 바닥을 헤맬 때도 최고 임원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이사회가 손을 썼다. 일부는 기업실적이 악화됐어도 임원들에게 엄청난 액수의 스톡옵션을 추가로 부여했으며 일부는 달성하기 쉬운 목표치를 설정하는 편법도 동원했다. 거의 2백여개에 달하는 회사들이 임원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 스톡옵션을 편법적으로 교환해 주거나 옵션 행사가격을 임원들에 유리하게 재설정 했다. 이들 임원은 이미 세계 최고 부자들인데도 말이다. 미 굴지의 대기업 CEO들은 재임중 총 10억달러어치의 스톡옵션을 처분해 돈을 벌었다. 상식적으로 너무 높은 보상체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좋은 실적을 올렸다고 해서 특별한 인센티브가 없는 현재의 시스템에도 큰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의회가 기업들에게 스톡옵션을 비용처리 하도록 종용해야 한다. 만약 모든 스톡옵션이 기업 회계장부에 그대로 반영된다면 이사회가 지금처럼 임원들에게 수백만주씩 마구 퍼주지는 않을 것이다. 의회는 최소한 현재의 스톡옵션 제도를 뜯어고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줘야 한다. 즉 CEO들이 냉정하고 공정한 평가에 따라 스톡옵션을 받고 행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세금우대 제도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 정리=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 ◇이 글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5월6일자)에 게재된 'Executive Pay'란 내용의 기사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