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계에 김정은과 장나라 바람이 거세다. 마약 관련 루머로 한때 추춤했던 탤런트 김정은은 검찰 출두로 결백이 밝혀진 후 굵직한 광고에 잇따라 출연,최고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탤런트 장나라도 SBS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의 빅히트에 힘입어 20대초반 나이에 CF여왕 자리를 넘보고 있다. 광고주들이 두 배우 잡기에 나서면서 몸값은 톱모델 수준으로 치솟은 상태다. 지난주말 촬영된 웅진식품의 신제품 "고칼슘주스" CF에서 김정은 6개월 단발에 1억8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장나라도 1년 전속 모델료가 2억원대에 이를 만큼 최상급 모델로 발돋움했다. 연예인들이 다음 광고 계약을 위해 모델료를 부풀리는 관행을 감안하더라도 두 배우는 이미 초특급 대열에 합류했다는 평가다. 코래드 박종선 국장은 "두 사람은 김희선 고소영 황수정 이영애 등의 뒤를 이을 잠재력을 지닌 모델들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기업의 다른 제품,경쟁사 제품에 출연=두 배우가 7~8편이 CF에 동시다발로 출연하면서 한 기업의 다른 제품 광고에 나오는가 하면 경쟁사 제품 광고에선 판촉 대리전을 벌이는 사례도 등장했다. 샴푸 "리앙뜨" 모델로 장나라를 쓰고 있는 애경산업은 최근 클렌징 화장품인 "포인트" 여섯번째 모델로 김정은을 내세웠다. 웅진식품도 "부숴버릴거야"라는 카피로 잘 알려진 초록매실(장나라)에 이어 다음달 출시될 "고칼슘주스"엔 김정은을 전격 캐스팅했다. TV광고가 금지된 소주류에선 두 모델이 경쟁사 제품 광고에 출연중이다. 진로가 "참이슬"에 김정은을 투입하자 보해는 신세대 소비자 공략을 위해 "잎새주" 모델로 장나라를 전격 영입해 맞불을 놓았다. 보해는 참이슬이 호남지역에서 젊은 소비층을 잠식하자 장나라를 긴급 투입하기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깜직하면서 털털한 이미지가 포인트=그렇다면 두 모델이 뜨는 이유는 뭘까? 광고계에선 깜직하면서도 털털한 이미지를 첫번째로 꼽는다. 인형같은 얼굴만으론 주목받지 못하는 시대의 대표적인 모델이란 얘기다. 두 모델이 "애드립(즉흥 대사)의 여왕"으로 불리는 것도 이같은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제일기획 문재한 국장은 "완벽한 미인은 아니지만 귀여운 누이나 친딸처럼 느껴지는게 장나라의 강점"이라며 "요즘처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솔직담백함이 어필하는 시대에 적합한 모델"이라고 분석했다. 코래드 관계자도 "촬영 현장에서 김정은의 애드립엔 광고관계자들도 혀을 내두를 정도"라며 "NG였던 애드립이 광고 카피가 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멀티스팟으로 제작된 대우전자의 산소에어컨 "수피아"의 마지막 멘트인 "O2에 밑줄 쫙"(수험생편)과 "산소 한잔 드실래요"(직장인편)는 김정은이 내뱉은 애드립이었다는 후문이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