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현금을 찾고 보낼 때 물어야 하는 수수료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보내는 지역에 따라 수수료가 차등 적용됐던 송금수수료는 지역구분이 사라진 단일 수수료 체제로 바뀌는 추세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송금해도 서울지역 내 거래 때와 동일한 수수료를 물게 되는 만큼 상당한 인하효과가 있다. 은행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 이른바 '우수고객'에게는 수수료를 깎아주거나 아예 면제해 주는 은행들도 늘고 있어 고객차별화 현상도 확대되는 움직임이다. ◆ 송금수수료 전국 단일화 =이제까지 은행들은 같은 은행 내 송금이라도 당지(當地.같은 지역 지점간 거래)와 타지(他地.다른 지역 지점간 거래)를 구분해 수수료를 차등 적용해 왔다. 예컨대 1천만원을 서울 소재 지점에서 역시 서울 소재 지점으로 송금하면 2천원, 부산 소재 지점으로 송금하면 6천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구분이 사라져 지방 송금도 똑같이 2천원만 내면된다. 송금수수료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조흥.한빛.국민.외환.신한.서울은행은 최근 자행환거래(자기 은행 내 거래)에서의 지역별 송금수수료 차등제도를 폐지했으며 다른 은행들도 행동을 같이 할 예정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오는 10일부터 자행환 거래 뿐 아니라 타행환거래(다른 은행과의 거래)에서도 지역별 차등을 없애기로 해 다른 은행들도 뒤쫓을 것으로 보인다. ◆ 시간 외 거래 수수료는 인상 =대부분 은행이 시간 외 거래에 대한 수수료는 인상키로 했다. 국민은행은 자행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이용한 현금출금에 대해 수수료를 현행 4백원에서 5백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자동이체 수수료도 현행 3백원에서 5백원으로 높이기로 했다. 조흥은행은 오는 8일부터 자행 CD(현금자동지급기)와 ATM을 이용한 시간외 현금출금에 대해 수수료를 현행 3백원에서 5백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타행 기계를 이용한 출금은 6백원에서 8백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외환은행도 1일부터 영업시간 외 현금인출 수수료를 건당 3백원에서 5백원으로 올렸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달 시간 외 현금출금 수수료를 3백원에서 4백원으로 1백원 인상한 바 있다. ◆ 수수료 부담 줄이기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터넷 뱅킹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대부분 은행들은 인터넷을 통한 자행환 송금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매기지 않고 있다. 타행환 송금도 금액과 상관없이 3백∼5백원만 물면된다. 또 다른 방법은 은행별 수수료 할인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매월 1∼10일을 '비혼잡일'로 규정하고 이 기간중 '할인고객'에게는 송금수수료를 할인해 주고 있다. 자행환 송금의 경우 최대 4백원, 타행환 송금은 8백원까지 할인혜택이 있다. '할인고객'은 △매월 평가시점의 수익기여액이 1천원 이상 △3개월 수신평잔 또는 여신평잔이 1백만원 이상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고객이다. 조흥은행은 최우수고객인 '플레티늄 고객'에 대해 송금수수료 전액을 면제해 주고 골드고객에 대해서는 자행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또 미성년자 경로자 장애인의 자행환 수수료는 20∼40% 할인해 주기로 했다. 다른 은행들도 우수고객에 대해 송금 환전 등의 수수료 우대혜택을 시행하고 있긴 마찬가지다. 따라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급적 한 은행에 거래를 집중시켜 은행측의 고객 평가 점수를 착실히 쌓아가는게 좋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