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정보통신박람회(CeBIT 2002).2백만㎡에 달하는 박람회장에는 1주일 간 85만명에 달하는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세계 최대규모의 이 박람회에는 전세계 59개국에서 8천1백52개 기업이 참가,수출 마케팅을 벌였다. 한국에선 1백40여 업체가 참가해 정부와 KOTRA의 지원으로 한국관 내에 부스를 마련,5억달러 수출상담과 2천만달러 계약 실적을 올렸다. 무한경쟁의 세계 시장에서는 이제 '물건을 얼마만큼 잘 만드느냐'만으로는 부족하다. '얼마만큼 세일즈를 잘 하느냐'가 기업의 성패를 가름한다. 이것이 바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선진국 기업들이 월드컵 축구대회와 같은 대형 국제이벤트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 브랜드 홍보와 스포츠 마케팅에 열을 올리거나,세계 유명 박람회를 찾아다니는 것은 이같은 맥락에서다. 수출 마케팅에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또 반도체 전자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목만이 해당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어떤 기업이든지 수출을 통해서만 적정한 매출과 이윤을 보장받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시대다. 수출 마케팅은 기업들 스스로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도 시장별 특성에 맞는 수출 마케팅 지원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첫째,프랑스 이탈리아 등 우리 제품 시장점유율이 1% 미만인 국가에 대해서는 프랑스어 등 특수언어 무역인력을 양성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 동남아 등 성장 유망지역은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마케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앞으로 우리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으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자 정보통신 자동차 유통 플랜트 건설 분야의 수출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둘째,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무역 인프라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시장정보를 제공하고,최일선에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KOTRA 무역관을 '중소기업의 해외지사'로 활용하도록 하고 있다. 수출 경험이 부족한 내수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수출 인큐베이터 사업과 무역 실무교육 등을 통해 수출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세계 무역환경이 인터넷을 활용한 전자무역(e트레이드)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는 점을 감안,글로벌 전자무역 네트워크 구축사업과 사이버 수출상담회 개최 등도 추진하고 있다. 선진국보다 부족한 전시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양과 광주에 무역전시장을 착공한 것도 기업들의 수출마케팅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국가이미지 제고 사업을 들 수 있다. 정부는 월드컵 기간 중 외국 소비자들에게 우리 경제와 산업을 홍보함과 동시에 일류상품 해외로드쇼를 통해 '한국산 제품'(Made in Korea)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제 한국도 '세계 일류,고품질,고가'라는 제품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선진국은 물론 지금까지 시장 개척이 상대적으로 미진한 중동 동구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 신흥시장에서 우리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넷째,플랜트 시장의 개척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플랜트 분야는 세계적으로 정부 및 공공기관의 발주가 많은 만큼 수주확대를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정부의 마케팅 노력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부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시장조사단과 수주사절단 파견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 개도국의 유망 플랜트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의 타당성 조사활동을 지원함으로써 플랜트 수주 마케팅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세계 경기는 지난 한햇동안의 부진을 털고 회복세에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수출도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해외수요 증가 자체가 우리의 수출 확대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우리가 장밋빛 환상에 빠져 한눈을 판다면 일본 중국 대만 등 경쟁국들이 과실을 거둘 수도 있다. 어렵사리 찾아온 수출확대 기회는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기업과 정부의 수출확대를 위한 해외 마케팅 강화 노력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