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나흘만에 소폭 상승, 강보합권에 착지했다. 장중 움직임은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보였다. 시장 심리는 여전히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 흐름 속에 편입돼 있었다. 다음날 휴장을 앞두고 달러/엔 환율의 반등 가능성과 외국인 주식순매도에 대한 부담으로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닫으려는 움직임이 장 막판 강화됐다.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양해각서(MOU)가 이날 이사회에서 부결된 것도 시장심리를 다소 악화시켰다는 견해도 있다. 4월의 마지막 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원 내린 1,292.60원에 마감했다. 지난 25일이후 전날까지 이어진 연중 최저치 경신 가도는 일단락됐다. 월말과 다음날 휴장에 따른 네고물량 출회가 이뤄졌다. 반등시마다 '팔고보자'는 심리가 반등다운 반등을 유도하지 못했으나 이같은 물량은 최근 축적된 역송금수요에 의해 흡수, 전반적으로 수요우위의 장세인 것으로 파악된다. 장중 포지션 교환이 활발히 전개돼 파악이 쉽지 않았다. 1,292원선 매수, 1,294원선 매도 등의 박스권이 형성됐다. ◆ 위아래 열린 흐름 = 다음날 휴장을 앞두고 달러/엔의 동향이 최대 관심사다. 이월 네고물량과 역송금수요의 유입규모가 수급상황을 좌우할 것으로 보여 위아래로 일단 열려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역송금수요가 2억달러에 이르는 등 수요가 다소 앞선 것으로 보이며 하이닉스 MOU 부결이 막판 상승분위기에 일조했다"며 "트렌드는 내려가는 쪽이나 다소간의 조정도 예상이 가능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레 달러/엔이 어느 레벨에 가 있는 지 여부와 하이닉스 문제를 외국인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가 관건"이라며 "1,290∼1,300원 레인지에서의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전자업체와 중소업체의 네고물량이 있었으나 1,292원선에서의 저가 결제수요가 추가 하락을 막고 역외매수와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수요우위를 이끌었다"며 "그러나 아직 달러/엔이 무거운 상태고 역외세력도 악성매물이 있어 달러/엔이 빠지는 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달러 약세가 우세한 가운데 달러/엔이 추가하락하면 1,288∼1,295원, 달러/엔의 반등이 미약하면 1,292∼1,298원에서 모레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며 "5월 전반적으로 공급우위의 상황속에 1,300원 이상에서는 팔지 못한 물량이 촘촘히 있을 것으로 보여 고점매도 전략이 유효, 1,280∼1,310원 범위의 레인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 달러화 약세 여전 = 미국 달러화 약세의 흐름은 계속 되고 있다. 미국 경제회복 강도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달러 약세의 경보가 울리고 있으며 외환시장 속성상 분위기가 한번 바뀌면 일순간에 걷잡을 수 없게 될 수 있다는 점으로 미뤄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소폭 상승, 127.92엔을 기록한 뒤 이날 도쿄에서 일본 재무성 관계자가 엔화 강세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자 128.34엔까지 올랐다. 그러나 일본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과 미국 경제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감이 강화, 달러/엔은 다시 127엔대로 내려서 오후 4시 59분 현재 127.97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737억원, 254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 엿새째 주식순매도를 이었다. 역송금수요의 축적으로 달러매수 요인이 되고 있으나 달러화 약세라는 대세에 다소 눌리고 있다. 한편, 이날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외국인 주식투자비중 증가에 따른 환율 변동과 관련, "외국인 주식 매매가 대규모로 이뤄질 경우 외환시장의 수급불균형으로 환율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적절한 수급조절을 통해 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1.40원 높은 1,295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1,294.50원으로 내려선 뒤 역송금수요 등으로 꾸준히 오름폭을 확대, 9시 56분경 이날 고점인 1,296.30원까지 상승했다. 한동안 1,296원선을 움직이던 환율은 달러되팔기(롱스탑)와 네고물량으로 조금씩 반락, 10시 49분경 하락 전환한 뒤 58분경 1,292.70원까지 흘렀다. 이후 환율은 1,293원선에서 주로 머물면서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혼조세를 보인 뒤 1,293.5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293.7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서서히 하락, 1시 56분경 이날 저점인 1,292원까지 몸을 낮췄다. 이후 환율은 1,293원선의 반등과 1,292원선의 재반락을 거쳐 마감 30여분을 앞두고 달러되사기(숏커버)가 강화, 상승 반전하면서 4시 18분경 1,294.70원까지 되오른 뒤 1,294원선을 거닐었다. 이날 장중 고점은 1,296.30원이며 저점은 1,292원으로 변동폭은 4.30원을 기록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6억4,450만달러,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0억1,56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2억7,000달러, 1억4,800만달러가 거래됐다. 다음달 2일 기준환율은 1,293.70원으로 고시된다. 한편, 5월 1일은 노동절로 인해 국내 외환시장은 휴장에 들어가고 2일 재개장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