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양상선이 내달중 법정관리 졸업을 겨냥해 경영진을 쇄신했다. 범양상선은 26일 이사회를 열고 윤영우 사장(법정관리인) 후임에 장진원씨(56)를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29일 취임하는 장 신임 사장은 지난 72년부터 82년까지 범양상선에서 영업 재무 기획부문 등을 두루 거친데다 금융사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어 범양상선의 재도약을 지휘할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장 신임사장은 다음달중 법원과 협의를 거쳐 1993년 이후 10년째 이어져온 법정관리에 마침표를 찍을 계획이다. 범양상선은 그동안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정리채권 상환기일을 한차례도 어기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국내 대형해운사로는 유일하게 흑자(당기순이익 3백20억원)를 기록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이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이달초 2천3백억원의 부채를 출자전환했다. 범양상선은 올해 2조원의 매출과 5백억원의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주수입원인 벌크선 운임이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출자전환으로 생긴 여유자금을 활용해 노후선박을 교체하고 핵심노선의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빠르면 올하반기중 범양상선 매각작업에 나서 보유중인 지분(64%)을 국제 공개경쟁입찰에 부칠 계획이다. 범양상선은 지난 1980년대초 정부의 해운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부실선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돼 지난 93년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나 95년 이후 거의 매년 흑자를 기록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