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한 강연회에서 20여년 전 집에 침입한 강도를 설득했던 일화를 털어놓아 화제가 되고 있다. 박 총재는 이날 오전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매일경제.KAIST 주최 최고지식경영자과정 조찬강연에서 우리 경제의 발전 방향이 의식주 문제 해결에서 삶의 질추구로 바뀌었다면서 그 예로 직접 체험한 강도사건을 들었다. 대학에서 강의를 하던 시절에 집에 강도가 들어 자신을 묶어 놓고 돈과 물건을훔쳐가려 하자 강도를 설득해 가진 돈 절반과 양주 한병만 주고 무사히 돌려보냈다는 것이다. 박 총재는 "당신에게 강도짓을 하게 한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잘못이므로 나도책임을 지기 위해 돈을 주겠다. 그러나 전적으로 내 책임은 아니니 반은 남겨놓고가라"고 했었다며 웃으며 말했다. 또 "`쌀과 옷도 가져가겠느냐'고 물었더니 강도가 `요즘에 쌀과 옷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답하더라"면서 당시에 이미 그랬으니 우리사회가 이제는 먹고 사는문제에서는 벗어났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우리 경제가 과거 물질적 발전에서 방향을 틀어 앞으로는 선진국형질적 성장을 할 것이라면서 "강도에게는 양주를 한 병 가져가겠느냐고 물었더니 좋다면서 들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