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이 "퇴임한 행장이 이사회 회장으로 취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밝혀 눈길. 김 행장은 지난 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CEO포럼 초청강연에서 "요즘 은행에서는 회장이라는 이상한 직함이 생겼다"면서 "전임 CEO가 회장으로 남는 것은 모양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합병은행이 회장직을 두는 것은 국제적인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김 행장의 이같은 발언은 현재 상당수 전직 은행장들이 은행 회장직을 갖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현재 은행장 출신으로 회장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김상훈 국민은행회장, 신동혁 한미은행회장, 위성복 조흥은행회장, 김경림 외환은행회장 등 4명이다. 김 행장은 이어 "합병 국민은행이 완전히 통합되지 않는 한 내부에서 행장을 뽑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실제 요즘 외부인사를 대상으로 후임 행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앞으로 30년동안 내부인사가 은행장을 할 수 없다고 정관에 규정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요즘 은행이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국민은행은 이익금의 5%는 직원복지에 쓰고 5%는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공표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외국투자자들은 은행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회환원방식을 찾아보라고 공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중국진출과 관련해서는 중국계 은행과 제휴는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화교계 은행과 제휴해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사외이사의 경우 큰 문제가 없으면 70세까지 임기 10년을 보장할 생각"이라며 "사외이사는 은행을 위해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영춘.김태완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