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사장(47)은 하루해가 너무 짧다. 그는 미화원 교수 사장 학생 강사 등 5가지 직업을 가졌다. 이렇게 많은 직업을 가졌음에도 그는 일요일이면 꼭 서울 상계동에 있는 서울시립요양원을 찾는다. 아침 5시에 일어나 부인과 아들(중2),딸(중1) 등과 함께 요양원에 가서 70명에 이르는 환자 노인들에게 아침밥을 퍼서 일일이 떠먹여준다. 10시부터는 노인들을 목욕시킨다. 이어 안마기로 등을 두드려주고 긁어준다. 저녁때까지 식당과 복도청소를 끝내면 곧 쓰러질 만큼 피곤이 몰려온다. 그럼에도 서 사장은 "땀을 훔치며 가족과 함께 돌아오면 마음이 개운하기 이를데 없다"고 털어놓는다. 한두번 봉사활동을 할 순 있지만 서 사장처럼 4년째 한주도 빠지지 않고 이런 봉사를 하기란 힘든 일일 것이다. 일요일 저녁 서울 전농동에 있는 집에 도착하면 그는 또 월요일 아침수업준비를 해야 한다. 신흥대학 환경학과 겸임교수인 그는 "1시간 강의를 하는데 2시간 정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고 밝힌다. 환경법규 등 3개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짧은 시간안에 가능한 많은 내용을 가르치기 위해 온힘을 쏟는다. 이마에 땀을 흘리며 열강하는 그는 신흥대학에서 인기교수다. 학생들이 가장 듣고 싶어하는 현장실무를 잘 지도해주기 때문이다. 오후 4시 학교수업이 끝나면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본사 사무실로 출근한다. 국내 최대 수처리시설 운전업체인 대양바이오테크는 국내 85개 대형 수처리장을 가동한데 이어 최근 들어선 해외수처리시설을 운전하는데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 40개 국립병원수처리장을 가동시켰으며 싱가포르 셀리타수처리장,북한 KEDO현장 수처리시설 등을 가동했다. 오스트레일리아 테임즈워터사와도 제휴협약을 맺고 곧 이 지역에도 진출한다. 신규 수처리현장을 뛰어다니기에도 바쁜 그가 늦은 밤이면 전농동에 있는 연구소와 연수원에 들러 △질소제거촉진제 △미생물처리제 △토양개량제 △미생물농약 등을 연구하는 연구원들과 새벽까지 함께 실험에 열중한다. 고활성 미생물처리제 실험을 하다 뜬 눈으로 밤을 새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바빠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조. 목요일에 그는 단국대 환경공학과 박사과정 마지막학기 학생이다.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느라 바쁜 그는 우리가 깨끗한 환경에서 살기 위해선 '청소'가 가장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틈나는대로 스스로 미화원이 된다. 보육원 마루바닥을 걸레질하는가 하면 작업복을 입고 직접 각 지역의 정화조를 청소하기도 한다. 매일 아침 노부모님께 큰절을 올리는 그는 너무 바깥일에 힘쓰느라 가족들과 충분히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걸 마음 아파한다. (02)2243-0825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