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이 "통합 국민은행의 직원들이 화합하지 못할 경우 차기 은행장은 외부에서 영입하도록 정관에 규정하겠다"고 선언해 눈길. 김 행장은 1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국능률협회 주최 조찬강연회에서 "과거 합병한 모 은행의 경우 두 은행 출신이 번갈아 가며 은행장을 하다 보니 직원들이 화합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은행도 직원간에 화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은행 정관을 바꿔 몇십년동안 두 은행 출신들이 은행장에 선임되지 못하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이어 "현재 비은행출신 임원 6명이 은행경영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세계적인 은행으로 성장하려면 전체의 10% 정도는 외국 사람들로 채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체 직원의 30~40%에 이르는 여성인력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올해 지점장 인사에서 전체 지점장의 5%를 여성으로 채우라고 지시해 관철시켰다"고 소개했다. 김 행장은 "직원 1인당 1천5백달러 이상을 연수비로 지원할 것"이라며 "인사권을 가진 인사부와 예산권을 가진 종합기획부 등을 없애야만 힘센 조직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행장은 이날 강연에서 미국 GE의 잭 웰치, 스위스 ABB의 퍼시 바네빅,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등 3인을 '초일류기업을 만든 CEO'로 꼽았다. 잭 웰치에 대해서는 △소기업적 스피드를 강조하는 자율적 관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최고의 미래를 추구하는 부단한 혁신의지 △기술에 대한 전문지식 등을 높이 평가했다. 손정의 회장에 대해선 "창조성과 추진력이 돋보인다"며 "일시적인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적대적인 행위를 삼가는 손 회장의 상생적 시각을 본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